[투신·증권사 달라진 상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투자신탁회사나 증권사들이 판매하는 각종 금융상품들이 지금까지와는 크게 달라지게 됐다. 하루짜리 초단기 상품인 MMF는 수익률이 소폭 올라가면서 투자 안정성도 좋아진다. 또 MMF의 경우 중도에 돈을 찾더라도 수수료가 붙지않는다.

지난주 금융감독원이 이 금융회사들이 취급하는 머니마켓펀드 (MMF) 와 공사채형 수익증권의 관련제도를 변경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투신사와 증권사들은 이번주부터 기존 MMF의 판매를 중단하고 제도 변경에 맞춘 신종 MMF를 판매중이다.

한편 공사채형 수익증권은 오는 5월1일부터 새로운 제도가 적용되는데 금리가 전반적으로 2%포인트 가량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 신종 MMF=우선 금리가 약간 올라간다. 업계에서는 기존에 연 5.5~6% 정도였던 수익률이 연 5.8~6.5%로 0.3~0.5%포인트 가량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예전에는 만기가 1년 이하로 남은 채권에만 투자할 수 있었으나 이제는 국공채에 한해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장기 채권에도 투자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중도환매 수수료가 없어진 것도 큰 장점이다. 예전에는 돈을 맡긴지 15일 미만에 되찾을 때는 이익금의 10%, 15~30일 사이에 찾을 때는 5%의 수수료를 내야 했다.

그러나 22일부터 새로 판매되는 MMF는 이같은 수수료를 전혀 내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급하게 쓸 돈을 잠시 동안 맡겨두어야 할 형편이라면 MMF가 매우 유리해졌다.

예를 들어 며칠뒤에 아파트 중도금을 내기 위해 적금을 찾았다면 MMF에 돈을 넣어두는 게 현명하다. MMF는 은행의 저축예금과 마찬가지로 금액의 제한이 없다. 그러나 저축예금의 경우 이자율이 연 3%이지만 MMF의 수익률은 이보다 두배 가량 높다.

주식투자자들의 경우 당장 주식에 투자하지 않는 돈은 MMF에 맡겨두는 것도 좋다. 증권사 고객예탁금의 이자율은 연 5%인데 비해 MMF의 수익률은 이보다 1%포인트 가량 높기 때문이다.

투자의 안정성도 예전에 비해 좋아졌다. 전체 자산의 30% 한도내에서 돈을 떼일 염려가 거의 없는 국공채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달 이상 장기로 돈을 맡길 경우는 1개월 만기 단기 수익증권의 수익률이 MMF보다 높은 편이다. 또 MMF는 고정 이자를 주는 게 아니라 실적에 따라 수익을 가져가는 실적배당 상품이라는 점을 기억해둬야 한다.

◇ 공사채형 수익증권 = 공사채형 수익증권은 오는 5월부터 신규로 가입하는 경우 수익률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1년만기 상품의 경우 지금은 연 10~10.5%정도이나 연 8%대까지 2%포인트 가량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공사채형 수익증권은 시중 실세금리인 3년만기 회사채보다 2%포인트 가량 수익률이 높았으나 앞으로는 두가지가 거의 같아지게 되는 것. 재테크 전문가들은 이 정도 수익률이 정상적인 금리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공사채형 수익증권은 주로 채권.기업어음 등에 투자해서 수익을 내고 이를 고객에게 나눠주는 금융상품이므로 회사채 수익률보다 높은 수익을 내기는 구조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각 투신사들이 고객들에게 높은 금리를 줄 수 있었던 것은 예전에 고금리때 사둔 채권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투신사들은 금리가 높을 때 사둔 다른 고객의 채권을 빼내서 신규 고객의 펀드에 이전시키는 변칙적인 방법을 알게모르게 사용해 왔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이 5월부터 이같은 행위를 전면 금지시킴에 따라 신규 고객에게 높은 금리를 맞춰주는 일이 불가능해졌다.

반면 기존 고객들은 반사적인 이익을 보게 됐다. 자기가 가입한 펀드에 들어있는 고금리 채권을 다른 사람들에게 빼앗기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주정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