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주에 있는 신진정밀은 2년전 중장비 파워핸들에 들어가는 '스티어링 밸브' 국산화에 착수했다. 오랜동안 기술을 쌓아온 데다 거래 대기업들도 국산화를 요청해왔기 때문이다.
문제는 개발에 필요한 돈이었는데, 산업기술자금 1억8천만원을 지원받아 해결할 수 있었다.
이 회사는 스티어링 밸브를 국산화함으로써 제품 가격을 절반 가까이 낮췄으며, 현재 LG기계.클라크코리아 등에 납품하고 있다.
김병훈 사장은 "올해부터 3년간 5백만달러어치를 미국에 수출할 예정" 이라며 "현재 20% 정도인 국내 시장점유율을 연내 60%까지 끌어올릴 계획" 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자본재나 첨단재 제품 개발비를 지원해주는 산업기술자금을 활용해 성공한 중소기업이 꽤 있다.
구로공단내 대모엔지니어링은 7억원의 산업기술자금을 받아 소음 없이 땅을 뚫을 수 있는 중장비인 '회전 콘크리트 크라샤' 를 개발했다. 정호영 부장은 "해외에서 수요가 늘면서 연간 10억~20억원의 수출증대와 14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보고 있다" 고 말했다.
전남 순천의 태인테크는 3억원을 받아 '전자방제기' 를 개발, 농가에 50억원어치를 공급했으며, 한국미싱공업은 10억2천만원을 지원받아 '다두형 자동자수기' 의 첫 국산화에 성공했다.
산업기술자금 규모는 올해 2천2백60억원. 3백여개 기업에 회사당 30억원 내에서 지원될 예정이다. 기술은 있는데 제품개발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이라면 한번쯤 신청해 볼만하다.
이 자금의 신청접수를 담당하고 있는 기계공업진흥회 박찬용 금융지원팀장은 "그동안 산업기술자금을 지원받은 기업 중 87%가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며 "올해 1차 마감이 끝났지만 2, 3차 마감이 남아 있어 아직 기회가 많다" 고 밝혔다.
이 자금을 신청하려면 서울여의도 기계진흥회빌딩 (순복음교회 옆) 9층에 있는 기계공업진흥회 금융지원팀 (문의 02 - 369 - 7821~5)에 문의하면 된다. 지원업종은 기계.전자.전기.섬유.화학.디자인 등. 기계공업진흥회에 문의하면 업종에 따라 관련 협회로 연결해준다.
올 예산 2천2백60억원 가운데 6백60억원은 이미 마감됐으며 나머지 1천6백억원은 2차 (5월15일) 와 3차 (8월7일) 마감 후 배정된다. 마감때까지 수시로 접수한다. 마감후 기업 선정까지는 두달 정도 걸린다.
융자조건은 '연리 7%, 3년거치 5년 분할상환' 이며 은행에 담보 (기술담보 가능) 나 보증서를 내야 한다. 지원자금을 제품 개발비는 물론 관련 인건.시설비로도 쓸 수 있다.
고현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