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제철/문경 오미자] 5가지 맛, 5가지 장기에 효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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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내륙고속도로 문경새재IC를 빠져 나와 여우목고개를 넘으면 경북 문경시 동로면이다. 백두대간의 황장산(1077m)과 천주봉(836m)이 둘러싼 지역이다. 요즘 동로면 산자락과 들녘에선 주렁주렁 매달린 콩알만 한 빨간색 열매를 쉽게 만날 수 있다. 바로 오미자(五味子·사진)다.

오미자는 이름 그대로 다섯 가지 맛이 난다. 단맛·신맛·쓴맛·짠맛·매운맛이 한꺼번에 나지만 신맛이 강한 편이다. 문경시는 지난해 510㏊에서 1500t의 오미자를 생산했다. 문경시 유통축산과 최동열(41)씨는 “지난해는 서리 피해를 보았지만 전국 생산량의 40%쯤 차지했다”며 “오미자는 문경시의 유망 작목”이라고 말했다.

문경의 오미자 재배 면적 가운데 405㏊가 동로면에 있다. 동로면 오미자는 일교차가 큰 해발 300m 이상에서 재배되는 고랭지 오미자다. 그만큼 맛과 향이 진하다. 문경시는 지난해 오미자 정보화마을을 열고 산림청에 ‘문경 오미자’를 상표 등록(지리적 표시제)했다. 18일부터 사흘간 동로면 일원에서 학술세미나와 체험·판매 등을 곁들인 ‘문경 오미자 축제’를 다섯 번째로 연다.

동로면은 올해 오미자가 풍년이다. 예년보다 일주일쯤 앞당겨 지난달 말 출하를 시작했다. 값은 1㎏에 6000원 선. 동로면은 올해 420농가가 2000t을 생산해 12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미자는 대부분 매실처럼 설탕과 섞어 100일쯤 지난 뒤 그 원액을 희석해 마신다. 말린 것을 한약재로도 쓴다. 효능은 다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의보감』에는 ‘신맛은 간을 보호하고 쓴맛은 심장을 보한다. 단맛은 비위를 좋게 하고 매운맛은 폐를 보하며, 짠맛은 신장과 방광을 좋게 한다’고 기록돼 있다. 그래서 강장제나 폐 기능을 강화하고 기침이나 갈증을 치료하는 데 쓴다.

오미자는 음료와 빵·와인·비누·샴푸·막걸리·고추장·단무지 등 다양한 형태로 가공된다. 문경시엔 오미자 가공업체만 30곳에 이른다. 문경읍과 동로면 등지엔 오미자 불고기 등 오미자 전문음식점이 7∼8곳 된다.

문경=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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