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실리는 JP] '연금 석달안에 끝낼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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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자민련과 총리실은 국민회의 김원길 정책위의장 교체를 계기로 김종필 총리의 국정주도 파워가 더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국민연금 추진과정에서 JP와 다른 소리를 냈던 국민회의 쪽 정책팀장이 경질된 데다 '내각제 유보' 발언을 했던 국민회의 설훈 의원도 추가정리될 게 유력시되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국정의 중심축이 JP 쪽으로 반사 이동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다.

이완구 (李完九) 자민련 대변인은 15일 "향후 총리가 국정을 책임지는 모양새로 가게 될 것" 이라고 했고 총리실의 한 고위 관계자는 " (金의장 경질은) 당연한 수순" 이라고 했다.

金총리는 최근 공동여당 내 자신의 위상과 입지에 일말의 우려감을 느껴온 게 사실. 국민회의 핵심 인사들의 '내각제 유보론' 이 이어지고 공교롭게도 자신이 천거한 보건복지.해양수산부 장관 등 자민련 출신 각료들이 '실정 (失政)' 의 집중타를 맞는 모양새였다.

최근 金총리가 한껏 자기 목소리를 높이며 독자적 정책 드라이브를 펼친 것도 위기를 탈출하려는 의지의 표출이었다.

金총리는 '기능' 중심의 정부개편론을 내세워 국민회의측의 '통폐합 중시' 에 반대의사를 밝혔다.

국민회의측이 검토했던 '검찰총장.경찰청장 비공식 인사청문회' 도 "위헌 소지" 를 들어 일축한 게 JP였다.

金총리의 이런 국정주도권 확보 행보에 金의장 교체라는 상징적 사건이 지렛대로 작용할 것이라는 얘기다.

金총리는 15일 '金의장 교체' 에 대해서는 함구한 반면 곳곳에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총리실 간부회의에서 김선길 (金善吉) 해양수산부장관 경질설이 보고되자 金총리는 "일본에서 협상 중인 사람인데 무슨 경질이냐" 며 일축했다.

金총리는 또 "나를 '터프 가이' 라고 해도 좋다. 국민연금은 석달 안에 끝낼 것" 이라고 다짐했고 "당과 정치권에서 바짓가랑이를 잡아내리면 안된다" 며 또 한번 경고를 던졌다.

자민련측은 장영철 신임 정책위의장이 박태준 (朴泰俊) 총재와 과거 민자당 시절 친밀했던 점을 들어 향후 정책호흡이 순조로울 것이라는 기대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기네 식구' 만 희생시킨 국민회의측이 자민련에 모종의 '가해' 를 할까 조심한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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