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효과음 '징글 마케팅' 종근당 종소리가 국내 효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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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멜로디만 들어도 기억되는 광고를 만들자'. 누구나 한번쯤은 가벼운 콧노래로 흥얼거리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CM송이다.

그림은 한번 스쳐 지나가면 그만이지만 귓속 깊숙이 파고든 광고 멜로디는 그 잔향 (殘響) 이 오래가는 법. 이중 광고 메이커들이 알게 모르게 정성을 쏟는 분야가 바로 '징글 (JINGLE)' .특정한 소리나 멜로디로 그 브랜드를 상징하는 이미지사운드가 바로 그것이다.

징글은 제품 브랜드와 기업의 이름을 노래로 만드는 CM 로고 송이나 배경 음악과도 약간 다르다.

우리나라 징글의 효시로는 종근당 (기호기획) 광고에 삽입됐던 '종소리' 를 꼽고 있다.

당시 종근당의 종소리는 TV화면을 보지 않아도 "아!

조금전에 종근당 제품광고가 나왔구나" 라고 알 수 있을 정도로 주목도가 높았다. 이처럼 징글의 효과가 크다는 것이 '역사적' 으로 입증되면서 광고 메이커들도 전에 없이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사랑해요 LG' 캠페인으로 귀에 익숙한 LG가 1년 반에 선보인 브랜드 광고 '밀레니엄 드림' (LG 애드) 편. 이 광고에선 CM송 '사랑해요 LG' 의 가사 중 '사랑해요' 부문을 상큼한 벨 소리로 징글을 들려준다.

광고 제작진은 이전부터 계속된 '사랑해요 LG' 캠페인과의 연결성을 위해 새로 만든 이 광고에 '사랑해요' 멜로디 부문만을 광고 끝부분에 삽입, 무의식 중으로 이전의 캠페인을 연상시키게 했다.

'사랑해요 LG' 는 국내 CM송의 대부인 김도향씨가 지난 95년 작곡했다. 삼성전자 (제일기획) 역시 '또 하나의 가족' 을 새로운 슬로건으로 정하고 이후 제작된 모든 캠페인에서 광고 끝부분에 삼성의 심벌 마크와 함께 '또 하나의 가족' 멜로디를 신디사이저로 제작한 싱글로 삽입해오고 있다. 이밖에 진미식품의 페밀리 브랜드인 참그루 광고 역시 징글을 이용했다.

외국의 유명CF 역시 징글을 애용하기는 마찬가지. 그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인텔사가 모든 펜티엄 프로세서 광고에 사용 중인 '인텔 인사이드' 징글.

"딩동딩동~" 하고 울리는 앙증맞은 실로폰 소리를 연상시키는 이 징글은 우리나라 시청자들도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봄직한 귀익은 징글이 됐다. 인텔사는 '인텔 인사이드 징글' 을 자사가 직접제작한 광고는 물론 인텔칩을 사용하는 전세계 모든 컴퓨터 광고에 삽입할 것을 권유해 간접 효과를 크게 보고 있다.

삼성.LG.삼보컴퓨터 등에서 '인텔인사이드' 징글을 들을 수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 인텔은 이 징글에 대해 저작권까지 등록해두고 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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