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필드-루이스, 14일 세계헤비급 통합타이틀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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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타이슨을 두차례나 이긴 홀리필드가 루이스도 쉽게 이긴다. " 프로복싱 WBA.IBF 세계 헤비급챔피언 에반더 홀리필드와 WBC챔피언 레녹스 루이스의 통합 타이틀전에 대한 일반 복싱팬들의 예상이다.

세기말에 단일화되는 20세기 마지막 헤비급 챔피언 대결을 바라보는 예상치고는 싱겁기도 하다.

독실한 크리스천임을 자부하는 홀리필드는 "성부.성자.성신 3위일체 능력으로 루이스를 3회에 KO시키겠다" 며 예언자처럼 자신있게 말했다.

홀리필드는 또 결전을 1주일 앞두고 할리우드를 방문해 영화배우 잭 니컬슨과 자신의 복싱인생에 관한 다큐멘터리 촬영 계약을 맺었으며 각종 토크쇼에 출연하는 등 여유를 만끽하고 있다.

이 여유에 대해 두려워하는 측은 루이스가 아니라 프로모터 돈 킹이다. 홀리필드로는 더 이상 큰 돈을 벌 수 없게 될지 모른다는 예감 때문이다.

패배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루이스는 프로복싱 헤비급의 가장 큰 피해자다.

92년 리딕 보위는 루이스와 지명결정전이 결정되자 WBC 벨트를 내던졌고 마이크 타이슨은 96년 4백만달러 위약금을 내면서까지 루이스와 경기를 포기했다.

마이클 무어러와 조지 포먼도 루이스를 피하려고 치열한 로비를 벌였다. 집단 따돌림을 당하던 루이스는 "겁쟁이 복서들과 프로모터들의 농간 때문에 헤비급엔 타이슨과 홀리필드밖에 없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이제 나의 시대가 왔다" 고 말했다.

루이스는 또 "라이트헤비급에서 체급을 올린 홀리필드는 나의 상대가 안될 것" 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루이스처럼 장신 복서인 리딕 보위와 마이클 무어러에게 홀리필드는 패했었다.

루이스의 현 코치이자 홀리필드의 전 코치 엠마누엘 스튜어드는 "홀리필드가 노련하지만 루이스는 스파르타 병사식 치열함에다 장신과 리치를 충분히 활용해 홀리필드가 싸웠던 다른 선수와 차원이 다르다" 고 말했다.

인터넷 복싱사이트 여론조사에서는 53대47로 루이스의 우세를 점치고 있으며 도박사들도 루이스에게 더 많은 돈을 걸고 있다.

홀리필드는 더 이상 많은 대전료를 받을 만한 선수가 없어 마지막 남은 강자 루이스를 택하는 용감한 결정을 내렸다. 누가 이기든 우리는 진정한 챔피언을 얻게 된다. 14일 (한국시간)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 (낮 12시10분 SBS - TV 중계).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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