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태는 2007년 ‘괴물 루키’란 별명을 얻으며 국내 남자 프로골프계를 평정했던 주인공.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2관왕(개인·단체)에 올랐던 그는 이듬해 프로 무대에 뛰어들어 신인왕·상금왕 등을 휩쓸며 최고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그해 겨울 샷거리를 늘리기 위해 스윙을 고치려고 한 것이 화근이었다. 일본 투어로 활동 무대를 옮겼던 지난해엔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김경태는 “주위에서 ‘무리한 스윙 교정으로 김경태는 끝났다’는 말까지 들었다. 지난해엔 신문 보기가 겁날 정도로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혹독한 성장통을 겪고 돌아온 김경태의 이날 기량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무엇보다도 평균 드라이버 거리가 270야드에서 290야드로 늘었다. 몸무게를 66㎏에서 75㎏으로 불린 데다 몸통 회전을 이용한 다이내믹한 샷으로 스윙을 개조한 덕분이었다.
김경태는 이날 3개의 파 5홀에서 모두 버디를 기록했다. 7번(파 5·552야드), 18번(파 5·597야드) 홀에서는 각각 3번 우드로 투온에 성공하며 가볍게 버디로 연결시켰다. 김경태는 “현재 일본 투어에서 한 번만 더 예선을 통과하면 내년도 전 경기 출전권을 확보하게 된다. 최종 목표인 PGA투어 진출을 위해 서두르지 않고 다양한 경험을 쌓겠다”고 말했다.
가평=문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