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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경매 뿌리내린다…화랑협회 내달부터 실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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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올봄 미술계의 화제는 단연 '경매' 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6월 경매 시행을 인준하고 시행방안을 검토해온 한국화랑협회 (회장 권상능) 는 최근 이름을 '아트갤러리 경매' 로 정하고 4월10일을 '디 데이' 로 잡았다.

아트갤러리경매는 화랑 경영 20년 이상되는 화랑주 9명으로 구성된 경매운영위원회가 주관, 감정위원회의 감정을 거쳐 1년에 총 4회 (4.7.10.12월) 치뤄지게 된다.

현재 영국 크리스티 경매학교 출신 경매사 주형근씨를 팀장으로 한 경매기획팀이 주축이다.

화랑협회의 경매 실시는 IMF 한파로 급속냉각된 미술시장을 활성화하고, 일부 화랑의 '덤핑' 식 경매로 헝클어진 유통질서를 바로잡겠다는 취지. 경매가 정착되면 호당 가격제의 거품이 빠져 합리적 가격형성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상능 회장은 "가뜩이나 미술품에 대한 가격 불신이 심했는데 '떨이판매' 식 경매로 유통질서가 엉망이 됐다" 며 "개인이 아닌, 협회 주관의 공신력있는 경매가 지속적으로 시행되면 가격의 객관적 검증이 가능하게 될 것" 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양질의 작품을 다량 확보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임에도, 준비가 미흡한 초기 단계에선 개인 소장품보다는 화랑의 '재고품' 위주로 메뉴가 꾸며질 우려도 없지 않다.

또 가격 설정시 화랑주 개개인의 입김이 서릴 여지도 있는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최병식 경희대 미대 교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장기적으로 다수의 독립법인회사가 경쟁하는 시장구조가 되어야 한다" 고 지적했다.

이밖에 매매자의 신원보장이 법적으로 해결되지 못한 상태에선 고가의 소장품이 등장하기를 꺼려해 당분간 저 가품 위주로 갈 가능성이 커 경매의 흥미가 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난해 10월 위탁경매를 시작해 지금까지 총 7회의 경매를 치러낸 가나아트센터는 자본금 약 30억원을 바탕으로 독립법인체인 서울경매주식회사를 설립, 이달 내로 사업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단순히 미술품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공예품.와인.부동산 등의 경매 전반을 다루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신세계 갤러리 역시 미술품을 포함, 백화점 고객을 겨냥한 아이템을 선정해 올해 말을 목표로 경매 시행을 추진하고 있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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