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는 갈 수 없지만…청약 예·부금 통장 쓸 곳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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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서울 강동구에 사는 김서현(38)씨는 6년 전 만든 청약부금 통장의 해약을 놓고 고민 중이다. 보금자리주택 등 알짜지역 중소형(전용 85㎡ 이하) 아파트들이 대개 청약저축 가입자에게 돌아가 청약부금으로는 내 집 마련 기회가 많지 않을 것 같아서다. 김씨는 “청약종합저축으로 갈아타는 것도 생각해 봤지만 2년 뒤에나 1순위가 되기 때문에 차라리 통장을 깨고 기존 주택 매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 민간 건설업체가 짓는 중소형 아파트에 청약할 수 있는 청약예금(서울 300만원, 인천 250만원, 기타 시·군 200만원)과 청약부금 통장 가입자들의 고민이 깊다. 판교신도시·은평뉴타운에 이어 보금자리주택마저 대부분 청약저축 가입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정부가 보금자리지구에 짓기로 했던 중대형(전용 85㎡ 초과) 일부를 민간 중소형으로 짓기로 했지만 물량이 적다. 이 때문에 중소형 청약예·부금 가입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것이다.

이처럼 상황이 나빠졌지만 갖고 있는 청약통장을 해약하거나 청약종합저축으로 갈아탈 필요까지는 없다. 청약예·부금 가입자도 알짜 단지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보금자리주택처럼 서울 근교에 들어서고, 분양가 상한제여서 분양가가 원가 수준인 민간 중소형 아파트가 적지 않게 나올 예정이다. <표 참조>

당장 다음 달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에서는 호반건설이 중소형 1860가구를 내놓는다. 삼송지구는 보금자리주택이 나올 고양시 원흥지구와 붙어 있고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분양가는 3.3㎡당 1000만~1100만원 정도. 택지조성원가가 높아 원흥지구(3.3㎡당 850만~900만원)보다는 비쌀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근 서울 은평뉴타운 시세(3.3㎡당 1500만원 선)보다는 많이 싼 편이다.

남양주 별내지구나 김포 한강신도시, 파주 운정신도시 등지에서도 청약예·부금 통장 가입자들을 위한 민간 중소형이 나온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삼송·별내지구, 한강신도시 등 수도권 주요 공공택지는 계획적으로 개발돼 주거환경이 좋고, 입지여건 등도 보금자리지구 못지않다”고 말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올해 이후에도 민간 중소형이 많이 나온다. 삼송지구에서는 2011년까지 3000여 가구가, 별내지구에서는 내년께 1000여 가구가 추가로 분양된다. 지난해 신도시로 확대 지정된 오산 세교신도시에서도 2016년까지 1만여 가구가 추가로 나온다. 택지개발사업이 초기 단계인 화성 동탄2신도시와 인천 검단신도시에서는 내년부터 각각 3만여 가구의 민간 중소형 아파트가 2015년까지 순차적으로 분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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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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