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메일은 "최근 가장 엽기적이라는 평가로 화제를 모았던 예고편에 이어 또다시 네티즌을 달구고 있는 '쓰리, 몬스터'의 잔혹성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 영화에 대한 평가는 오로지 관객의 몫"이라며 잔혹함을 거꾸로 홍보 수단으로 삼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에 앞서 제작사는 지난달 19일부터 영화 속의 끔찍한 장면을 모아 놓은 예고편을 주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올려놓았다. 네티즌의 비판이 잇따르자 이를 수정하기는커녕 '영상 충격! 무섭지만, 안 보고는 못 배기는 잔혹한 예고편'이라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영등위의 심의를 받아야 하는 극장용 예고편과 달리 인터넷 예고편은 심의가 필요 없다는 허점을 악용한 것이다. 이를 본 일부 청소년은 "재미있어 보이는데 18세 관람가라 볼 수 없어 아쉽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영화사 '봄' 관계자의 해명은 궁색하다. "영화가 잔혹하다는 것을 모르고 온 관객들에게 반감을 사지 않기 위해 잔혹한 장면을 담은 예고편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언론에서 선정성이나 폭력성을 비난하면 오히려 화제를 모아 관객이 느는 사례가 많았다. 이 때문에 많은 영화가 네거티브 홍보 전략을 펴 왔다. 그러나 영화는 이윤을 내야 하는 상품인 동시에 '문화'이기에 장삿속에도 정도가 있어야 한다. 청소년들이 볼 것을 뻔히 알면서 인터넷에 잔혹한 동영상을 올리는 것은 단지 등급 제도를 무시하는 것뿐 아니라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도 외면한 처사다. 제작사가 이 글마저 또 영화 홍보에 악용하려 들까봐 걱정이 앞선다.
안혜리 문화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