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 “우리들 고민 아세요?” 요즘 젊음의 짧고 센 외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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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20대 비정규직 여성의 불안을 그린 김자경 감독의 ‘모던 파트 타임즈’. [상상마당 제공]

짧지만 강력하다. 단편영화의 매력이다. ‘제3회 대단한 단편영화제’가 3~9일 홍익대 앞 KT&G 상상마당(www.sangsangmadang.com)에서 열린다. 10대들이 스스로 만든 10대 영화에서부터 88만원 세대의 자화상에 이르기까지 10~20대의 현실이 녹아 든 영화들을 선보인다. 단편영화에 투영된, 오늘을 사는 젊은 세대의 초상이다.

‘10대들의 셀프카메라’ 섹션에는 원조교제, 탈학교 문제, 청소년 폭행 등을 다룬 다섯 편이 상영된다. 10대 스스로 카메라를 들고 자신의 문제를 발언한 작품이다. 영화와 친숙하고 영화적으로 사고하는 10대의 감수성을 엿볼 수 있다.

일례로 충남 아산고 전형민의 ‘천국보다 먼 서울’은 따분한 일상에서 탈출하려 서울행을 결정하는 지방 소년들의 이야기다. 2008년 벤쿠버국제영화제 등에 초대됐다. 경기예술고 황나영 등 3인의 ‘엘리베이터’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벌어진 초등학생 폭행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실사·애니메이션 두 버전을 선보인다.

‘88만원 세대’ 섹션은 청년실업 등에 시달리며 희망을 잃은 20대의 자화상이다. ‘EBNA303’은 백수신세를 면치 못하는 대학 휴학생의 이야기다. 자기 신발을 팔아 악기를 사는 그는, 아버지와도 갈등을 빚는다.

그 외 학교 내 권력관계를 그린 ‘김판수 당선, 그 이후’, 여고생의 첫 경험과 상처를 그린 ‘내게 사랑은 너무 써’, 여고생의 다양한 표정을 전시하는 ‘여고생이다’ 등 총 40여 편의 단편영화가 상영된다. 2008년 국제대학생평화영화제 금상 수상작 ‘아이들’, 같은 해 서울독립영화제 특별상 수상작 ‘피쉬’, 전주국제영화제 단편 부문 최우수작품상 ‘기차를 세워주세요’ 등 최근 영화제 수상작도 선보인다. 또 ‘똥파리’ 양익준 감독, 장형준’ 애니메이션 감독 특별전(‘무림일검의 사생활’ 등)과 독립영화계의 간판배우 최희진·김꽃비 특별전도 함께 마련된다.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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