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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트렌드] 틈새업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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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일러스트=강일구

남과 같아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기존 업종에 아이디어를 더해 변화를 준 업종이 창업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틈새 전략’이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틈새 업종은 전혀 새로운 것이라기보다 기존 업종에 차별화 요소를 더한 경우가 많다”며 “ 수요가 많은 아이템을 골라 거기에 어떤 변화를 줄 것인지를 찾는 게 해답”이라고 말했다.

지역정보지에 만화를 접목한 ‘투니콜’. 투니웍스(www.tooniwox.com)가 출시한 이 지역정보지는 단순 광고 나열식 구성에서 탈피했다. 투니콜의 경기도 용인지국을 운영하는 이혁기(42)씨는 “재미있는 만화가 독자의 눈길을 끌기 때문에 영업하기가 수월하다”고 말했다. 창업비용도 적게 든다. 업체를 찾아가 영업하기 때문에 대로변 등 목 좋은 곳에 점포를 얻을 필요가 없다. 별도의 인테리어 비용도 들지 않는다. 이씨는 “용인시 전체를 하나의 지국으로 설정하는 데 필요한 라이선스 비용으로 4000만원, 49.5㎡짜리 사무실 보증금으로 500만원이 들었다”고 말했다.

행사 준비를 위해 이곳저곳에서 물품과 서비스를 조달해야 했던 수고를 없애 준 아이디어 업종도 있다. 원스톱 파티&행사 서비스 ‘파티큐’(www.partyq.net)는 대학교 MT나 축제, 기업체 행사 등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원스톱으로 대행해 준다. 최낙근(42) 사장은 “전화 한 통이면 음식은 물론이고 천막이나 의자, 차량 지원, 심지어 이쑤시개까지 모든 것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대학 등을 찾아다니며 영업할 수 있기 때문에 상권에 구애받지 않아 점포비 부담이 적다. 상담 장소와 적당한 조리 공간, 물류 보관 창고만 있으면 돼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49.5~66㎡ 기준으로 5000만원 선이면 창업이 가능하다.

외식 시장에서도 틈새를 공략한 업종이 나타나고 있다. 홍합요리 전문주점 ‘홍가’(www.hongga.co.kr)는 포장마차에서 서비스 안주로 제공되던 홍합을 전면에 내세웠다. 양은냄비에 가득 채워 나오는 무한 리필 양푼홍합탕을 비롯해 매운홍합꽃빵·홍합골드날치알쌈·홍합골뱅이쫄면 등 홍합을 이용한 안주가 대부분이다. 차별화 전략은 인테리어에도 적용했다. 메뉴판과 조명, 각종 조형물을 홍합 모양으로 만들었다. 건대점을 운영하는 임미선(46·여)씨는 “피부나 다이어트에 좋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성 고객이 60~70%가량”이라고 소개했다.

요즘은 소비자의 요구가 구체적이고 세분화돼 있어 틈새 업종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틈새 전략이 고객층을 한정시킬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차별화 요소와 일반적으로 대중이 좋아하는 요소를 접목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다. 강병오 대표는 “차별성을 유지하려면 시장의 흐름과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읽어내는 안목도 길러야 한다”며 “정보 매체가 발달해 장사가 되는 틈새 전략은 금세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글=김성탁 기자
일러스트=강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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