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플루, 계절독감보다 전염 빠르지만 사망률 낮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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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인천국제공항 검역소 직원들이 28일 입국자들에게 신종 플루 의심증상 신고안내서와 멸균 티슈를 나눠주고 있다. [김태성 기자]

보건복지가족부 전재희 장관은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신종 플루(인플루엔자A/H1N1)는 통상적인 계절독감보다 전염 속도는 빠르지만 사망률은 낮다”며 “제대로 관리하면 너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전 장관은 “신종 플루가 얼마나 확산될지, 얼마나 위험할지에 대해 근거 없는 공포를 가질 필요가 없다”며 “백신 없이도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고 항바이러스제(타미플루)를 제대로 쓰면 유행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장관은 “호주는 당초 시나리오에 의하면 인구 20%가 감염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도 0.17% 감염에 그쳤고, 감염자의 0.4%만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사망률은 0.1~0.2%, 일본 0.005%, 한국은 0.08%이다.

27일 민주당 최영희 의원이 최악의 경우 1만~2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정부의 시나리오 초안을 공개하면서 불안이 커지자 적극적인 진화에 나선 것이다.

전 장관은 “신종 플루 백신 제조사인 녹십자에서 연내 700만 도스, 다국적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서 300만 도스를 공급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녹십자 백신은 1도스당 8000원에, GSK는 약 1만4000원에 구입한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예방 백신의 적기 확보를 위해 1100억원을 올 예산에 반영하기로 결정했다. 질병관리본부 이종구 본부장은 “지금까지 두 번 백신을 맞아야 항체가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중국 등 다른 나라 임상시험에서 한 번만 맞아도 항체가 생기는 것으로 나왔다”며 “국내 임상에서 같은 결과가 나오면 우선 접종 대상자 1336만 명 이외의 다른 사람들도 무료로 접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날 백신 접종 우선순위를 일부 공개했다. 의료진과 방역 요원이 최우선 접종 대상자들이다. 그 다음으로 임산부와 영·유아를 우선하되 질병 취약계층의 추이를 보면서 결정하기로 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중간고사 등 시험에서 확진 또는 감염 의심 학생을 다른 학생과 격리해 시험을 치르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또 학원이 신종 플루 신고 의무를 위반하면 문을 닫게할 방침이다. 대형 학원보다는 중·소규모 학원이 원생 감소 등을 우려해 학원생의 감염 사실을 감출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적발 때는 전염병 예방법 등에 따라 강제 휴원 또는 폐원시킬 방침이다.

글=안혜리·정현목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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