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구나, 금리 인하" 금융시장 반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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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의 콜금리 인하 조치를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소비 부진의 여파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이 채권시장으로 쏠리면서 시중 실세금리가 계속 하락 압력을 받아온 만큼 금리 인하는 시장원리에도 부합한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12일 채권시장에서는 콜금리가 인하되자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전날보다 0.23%포인트 낮은 3.87%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6월(3.95%)이후 14개월 만에 사상 최저치를 경신한 것이다. 경기부양 차원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한국투신운용 정원석 채권운용본부장은 "중산층 이하는 이자 비용이 줄고, 고소득층은 금리가 낮아지면 저축보다 소비 욕구가 늘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우량 기업들은 현금을 대량 쌓아두고 있는데 금리가 3.5% 수준까지 내려온 상황에서는 쌓아둘수록 손해를 보는 현금을 보유하기보다 뭔가 투자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본의 해외 이탈 가능성은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 본부장은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좁혀졌지만 국내 채권시장은 연기금의 수요가 채권의 공급을 만성적으로 초과하고 있고 외국인의 국내 채권시장 비중이 2%에 불과해 자본 이탈의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은 "수출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정부가 애써 환율 하락을 막고 있다는 의심을 받는 상황에서 외화가 일부 나간다면 오히려 환율 운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가 내리자 주식시장도 강세를 나타냈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3.64포인트 올랐고, 코스닥지수도 반등에 성공했다.

한편 금융시장에서는 추가로 금리가 떨어질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증권 김범중 연구원은 "콜금리 인하가 내년 상반기까지 염두에 둔 선제적 조치라는 점에서 효과가 예상대로 크지 않으면 추가 인하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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