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륜 파동] 대구고검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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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심재륜 고검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명령서가 전달된 29일 대구 고.지검 검사들은 당혹스런 표정을 지으며 일손을 잡지 못했다.

검사들과 일반직원들은 외관상으로는 피의자.피고인.참고인 조사를 하면서도 두서너명씩 모여 항명파동이 어떻게 전개될지와 沈고검장의 거취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등 뒤숭숭한 모습이었다.

○…직무집행정지로 沈고검장의 결재권한이 없어지자 결재를 받으려는 대구고검 검사들이 한동안 눈치작전을 펼쳤다.

검사들은 결재권이 차장검사에게 넘어가면서 분위기가 어색해지자 오전에는 28일보다 고검장실과 차장검사실을 출입하는 발걸음이 뜸했다.

그러나 검사들은 이날 오후 4시쯤 무더기로 명노승 차장검사에게 결재를 받았다.

○…沈고검장의 '밀사설' 이 나도는 대구고검 남기춘 (南基春) 검사는 이날 오전 11시쯤 沈고검장과 1시간 가까이 대화를 나눠 관심을 끌었다.

전날에도 沈고검장과 단둘이 장시간 자리를 같이한 것으로 알려진 南검사는 여직원에게 "기자는 절대 만나지 않겠다" 며 언론과 접촉을 피했다.

○…沈고검장의 향후 거취에 대해 대구고검의 한 검사는 "沈고검장이 명령서를 직접 본 뒤에도 고검장실을 지키고 있으며, 수뇌부가 퇴진하면 나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점으로 볼 때 징계처분이 있을 때까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 이라고 전망했다.

○…대구 법조계에서는 '대구고검장' 이 '항명파동' 을 야기한 것이 '지역감정' 문제로 인식될까봐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일부 변호사들은 "대구고검장이 검찰의 '문제점' 을 지적했고,沈고검장에 대한 문책이 즉각 이뤄지는 바람에 이번 파동이 '대구 정서' 를 반영하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고 우려했다.

대구 =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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