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구조조정 없을 것 … 미 본사서 자금 지원 고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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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를 위해 한국산업은행뿐 아니라 미국 GM 본사 차원의 지원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또 GM대우가 미국 GM그룹의 경·소형차 개발을 계속 주도적으로 할 겁니다.”

마이클 그리말디(57·사진) GM대우 사장은 27일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열린 고별 간담회에서 “GM대우는 미 본사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전략적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만 해도 미 GM 본사는 GM대우의 자금 지원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뉴GM이 출범하고 이후 글로벌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본사 입장이 바뀐 셈이다.

그리말디 사장은 GM대우 사장 3년을 포함해 총 33년간의 GM 생활을 끝내고 다음 달에 은퇴한다. 그의 후임으로는 GM유럽에서 생산을 총괄했던 마이클 아카몬(52)이 내정됐다. 그는 지난주 한국에 와 인수인계를 받고 있다.

그리말디 사장은 “GM대우는 GM의 경차 개발기지로 이미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후속차량 개발에 착수했다”며 “수년 내 GM의 친환경 전략차인 하이브리드카 개발·생산에도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2011년 초까지 3종의 신차 출시가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우선 올 10월께 준중형 라세티 프리미어 세단에 새로운 엔진을 단 최고급 모델이 나온다. 내년 중반에는 GM 본사에서 개발한 준대형(현대차의 그랜저급) 차체를 이용해 한국 실정에 맞게 튜닝한 대형 세단을 출시한다. 2011년에는 지난해 파리 모터쇼에 출품했던 컨셉트카 ‘시보레 올랜도’를 기반으로 한 다목적차량(MPV)을 내놓을 계획이다.

그리말디 사장은 GM대우의 노사관계에 대해 “앞으로 한국 자동차업계의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노조는 경영진의 맞은편에 앉은 게 아니라 옆자리에 앉은 동반자”라며 “올해 회사의 어려움을 노조에 설명했고, 이들의 협조로 임금 동결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에서 노사관계가 선진화되려면 양측이 적대적인 관계가 아니라 경영의 반려자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GM대우의 유동성 문제와 관련해서는 “산업은행의 자금 지원에 대해 상당 부분 합의를 봐 신차 개발 일정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며 “GM대우와 미 GM의 자동차 판매가 늘고 있어 인원 구조조정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인들은 어디서나 ‘최고가 되겠다’는 열정이 커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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