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레이더]반등시점이지만 '단타매매'위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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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지난 주 주가가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의 자율기능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지난 해 9월말 이후의 360 포인트 상승에는 놀라지 않고 지난 주의 64포인트 하락에 놀란다면 균형감각이 없는 것이다.

10월, 11월의 완만한 상승은 거래량의 단계적 상승을 동반, 무리가 없었다.

(차트에서 추세선①) 하지만 그 다음이 문제였다. 12월초에 금리가 급락하면서 유동자금이 대거 주식으로 몰렸고 고객예탁금 급증, 폐쇄형펀드 급조 현상이 일어났다.

중순 이후 금리가 일시 반등, 주가상승에 제동이 걸리는 듯했으나 새해 들어 금리가 다시 급락하자 주가는 한층 가파른 속도로 치솟았다. (추세선②) 이른바 오버슈팅 (overshooting) 이었다.

처음 번개가 번쩍인 것은 지난 14일의 폭락 ( - 28.61 포인트) 때였다.

추세선②를 깨고 내려오는 것이 확연했지만 장미빛 전망에 취한 투자자들은 별로 마음에 두지 않았다.

그 결과 주가가 며칠 멈칫거리자 이번엔 광풍이 불고 우박이 쏟아졌다. 21일, 22일의 연이은 폭락은 미심쩍은 투자심리에 쐐기를 박았다. 거래도 눈에 띄게 줄어 들었다. 갑자기 '장기조정' 을 점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도 그럴 것이 해외상황이 불안해졌고 내리기만 하던 금리도 방향을 바꾸었다. 가령 7%를 밑돌 거라던 회사채수익률은 거꾸로 8%를 웃돌고 있다. 현재로선 미국이 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당장엔 주가가 추세선①에 닿아 있어 반등할 시점이다.

그렇다고 해서 시장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일부 증권사들이 권하는 대로 '단타매매' 에 치중하는 것은 도리어 위험을 자초할 뿐이다.

여기서 두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해 볼 수 있다. ①로 요약되는 상승추세가 살아있다면 현 위치인 540~550에서 반등, 600에 접근했다가 다시 하락하되 추세선을 따라 현 위치보다는 높은 점에서 부딛쳐 올라가는 모양을 만들 것이다.

이 시나리오가 맞다면 2월 중.하순에는 다시 600을 돌파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좀 더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한차례 반등후 추세선 ①을 깨고 내려가는 것이다. 4개월만에 처음으로 월간등락률이 마이너스 (지난해 마감 지수 562) 를 기록하게 되는 셈이다. 그 종착점이 어디가 되든 지난 해 10월 이후의 상승보다는 한결 완만한 새로운 추세를 만드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다만 480선이 무너지면 96년4월 이후의 장기하락세로 복귀하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주의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권성철 증권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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