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사랑의 큐피드'투니버스'파딩 숲…'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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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요즘 눈길을 끄는 애니메이션 2편이 방영되고 있다. MBC가 지난 15일부터 방송한 '사랑의 큐피드' (수~금 오후5시10분) 와 케이블 TV 투니버스 (CH38)가 지난 8일 시작한 '파딩 숲 친구들의 모험' (월~금 오후2시.재방송 오전9시) . '사랑의 큐피드' 는 그리스 신화를 3차원 그래픽으로 살려낸 일본 어뮤즈사의 작품.

'판도라의 상자' 나 '이카루스의 전설' 같은 신화 속에 담긴 교훈을 친숙한 이미지와 유쾌한 이야기 전개를 통해 쉽게 전달하고 있다. 다소 선정적인 그래픽이 거슬리긴 하지만 사랑을 통해 인간사를 풀어가는 접근방식이 돋보인다.

한편 영국 BBC.프랑스 FT2.덴마크 DR.독일 ARD.이탈리아 RAI 등 유럽방송연맹 (EBU) 소속 16개국 방송사들이 함께 참여해 탄생시킨 '파딩 숲…' 은 유럽 방송의 우수성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작품이다.

제작을 맡은 곳은 영국의 '텔레매지네이션' 과 프랑스의 '라 파브리크' 등 2개의 애니메이션 전문 독립제작사. 여우.오소리.토끼.부엉이 등 야생동물이 주인공인 이 작품은 동물들이 살고 있는 '파딩 숲' 이 인간의 벌목과 개발로 파괴되면서 빚어지는 위기를 다루고 있다.

더 이상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한 동물들이 멀리 떨어진 자연보호구역 '흰사슴 공원' 으로 보금자리를 옮기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포크레인이 쏟아내는 흙더미에 묻히는 개구리, 고속도로를 건너려다 목숨을 잃을 뻔한 뱀 등 작품 곳곳에 생태계 파괴의 심각성을 깨닫게 하는 요소들이 배치돼있다.

그러나 이런 환경 보호 메시지 못지 않게 주목할 점은 동물들이 위기에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해 타협하는 과정이다. 태생적으로 천적인 개구리와 뱀까지도 일단 안전한 땅에 도달할 때까지는 서로 돕기로 약속한다.

멀고 먼 여정을 슬기롭게 헤쳐가기 위해선 각자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은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동물의 세계를 보면서 자연스레 '환경 보호' 와 '질서 속의 지혜' 를 터득할 수 있을 듯하다.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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