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시간, 점심 시간 80분이면 수학 20문제는 풀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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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김나영양이 수능과 수시모집 대학별 고사에 대비해 교과 핵심 개념을 정리하며 공부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기숙사 생활을 하는 김나영(18·혜원여고3)양은 매일 오전 7시30분 학교에 등교해 수업이 시작할 때까지 남는 30분을 하루 공부계획을 세우는 데 쓴다. 매일 세울 계획이 그리 많으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장·단기 공부계획을 점검하고 하루 공부량을 가늠하는 이 시간이 김양에게는 소중하다. 국가를 위해 일하는 국제변호사가 되는 것이 꿈인 김양은 학교 내신 성적이 문과 1등으로 서울대 수시 지역균형선발에 지원할 예정이다. 수시모집에 합격하더라도 최저학력기준을 맞춰야 하고, 정시 모집에 지원해야 할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따라서 김양은 수능과 내신관리, 논·구술 평가 등 대학별고사 준비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수시전형 지원을 앞둔 김양에게 시간관리 비법을 들어봤다.

수시는 좋은 기회 김양은 일찌감치 학생부 우수자 전형을 노리고 내신관리에 큰 비중을 뒀다. 일반고 수험생으로서 특목고 수험생과의 차별성을 갖기 위한 것이다. 김양은 1학년부터 지금까지 거의 전 과목에서 1등급을 받았다.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은 물론 서울 소재 주요 대학 학생부 우수자 전형에 지원이 가능한 상황이다.

내신을 대비할 때 김양의 가장 큰 원칙은 최대한 체계적이고 꼼꼼하게 공부하는 것이다. 3주 전쯤 내신대비를 시작해 수업시간을 100% 활용, 제목과 순서·내용을 모조리 외운다. 물론 이를 위해 개념이 정리된 노트를 정성을 기울여 만들었다. 효율을 높이기 위해 하루에 한 과목씩 몰아서 집중적으로 끝내 버린다. 내신을 대비할 때도 수능을 염두에 두고 과목별 핵심개념들을 정리한다.

입시 막바지 김양은 수능준비 쪽으로 수험생활의 무게중심을 옮겼다. 언어영역과 외국어영역은 시간을 재며 매일 1회씩 반드시 푼다. 수리영역은 4점짜리 문제를 풀면서 수능을 대비한다. 사회탐구영역은 인터넷 강의를 통해 개념정리에 주력하고 있다.

김양의 강점은 자투리 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네 번의 쉬는 시간과 청소시간, 점심시간을 모두 합하면 하루에 80분 정도의 시간이 확보된다”는 것이 김양의 설명이다. 수학문제 20문제 정도는 거뜬히 풀 수 있는 시간이란다.

논술준비는 학교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혜원여고는 국어와 사회 과목 교사로 구성된 논술팀이 논술 대비를 돕고 있다. 학생 2~3명에 한 명꼴로 교사가 배치돼 배경지식을 쌓게 하며 첨삭지도를 한다. 김양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시간을 재며 논술을 쓰고 첨삭 피드백도 꼼꼼히 받는다. 1학년 때부터 참여해 온 학교 독서논술프로그램을 통해 탄탄한 독서 포트폴리오도 만들었다. 특히 관심분야인 법 분야를 중심으로 독서를 했다.

김양은 “지난해 여름 문을 연 학교 기숙사에 입사한 뒤 시간을 훨씬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등·하교 시간을 벌고 집에 있을 때 흐트러지는 현상을 막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오후 6시50분부터 11시까지 학교 독서당에서 밀도 높은 자율학습을 한 뒤에도 기숙사로 돌아와 새벽 1시30분까지 공부한다. 시험 직전 컨디션 조절이 필요한 시기를 제외하고는 하루 네 시간 수면으로 버틴다는 각오다. 잠들기 전 김양은 그날 아침 세운 공부계획이 실천됐는지를 점검한다. 그리고 대학 입학 후 펼칠 자신의 꿈과 든든한 사랑과 믿음을 주는 가족들을 생각하며 깊은 잠에 빠진다. 

글=이종찬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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