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성과 성적’의 교차점 … 그곳에 ‘합격’ 답이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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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가 시작됐다. 수험생들은 당장 다음 달 9일 원서접수를 시작하는 수시가 고민이다. 2010학년도 수시정원은 전체 모집정원의 59%까지 늘어나 도전하는 게 유리할 것 같다. ‘맞춤형’ 수시 공략법은 뭘까. 수험생 대표 3명이 지난해 수시전형으로 대학에 합격한 ‘공부의 신(공신)’ 선배 두 명에게 조언을 구했다. 허지혜(19·서울대 사회과학대학 1년)씨와 최경훈(19·연세대 자연과학부 1년)씨는 학생회장 출신 김동환(18·양재고 3)군에게는 논술 중심 리더십 전형을, 일본에서 오래 산 김보미(18·과천외고 3)양에게는 글로벌 특기자 전형을, 책을 많이 읽은 방민혁(18·세화고 3)군에게는 수시보단 정시를 권했다. 이들의 대화를 재구성해 수시 완벽 대비법 10계명을 뽑아봤다.

수시 완벽 대비 10계명

1 친구 말에 흔들리지 말라

허지혜=수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제일 중요한 건 마인드컨트롤이다. 11월 12일 수능 전까지 8~10월은 수시가 있어서 귀가 얇아지기 십상이다. 나보다 공부 못하는 친구가 내 목표보다 높은 데를 넣을 때 흔들린다. 아직도 어느 과를 가야 할지 재보는 친구들은 이 시기에 괜히 하향지원을 했다가 손해본다. 특강을 무리하게 등록하지 말고 학원은 듣던 수준에서 유지하는 게 좋다.

2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게 뭔가

최경훈=성적 맞춰 왔다가 전과하는 친구들 불행해 보인다. 수시 지원 생각을 굳혔다면 원서접수 일주일 전에는 입시정보 검색으로 시간을 보내지 말고 자신의 적성을 점검하라. 점수에 맞추지 말고 꿈과 적성에 맞춰라. 3학년 1학기 내신까지 끝났으니 내신산출과 6월 모의평가 성적으로 내 위치를 가늠해 수시를 준비하자.

3 자신의 삶을 객관화하라

허=자기소개서 쓰면서 ▶읽은 책 3권 ▶특별한 경험 ▶왜 이 과에 지원하게 됐는지 등을 자문해보자. 고 3 담임선생님이 뽑아준 고교 생활부에서 인적사항·경력상 특이사항 등 선생님들이 나를 평가한 것을 읽어봐라. 객관적인 나는 이렇다는 걸 새삼 알게 된다. 고교 때 사용한 수첩과 스케줄러를 펼쳐 작은 경험을 소중히 꺼내보라. 자신이 작성한 자기소개서를 선생님께 가져가 참고를 부탁하는 것도 추천서를 잘 받을 수 있는 방법이다.

4 매일 아침 20분간 계획 세워라

최=지금쯤이면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하고 걱정도 많다. 수능 D-90일, 80일 다가오면서 달력에만 눈이 가고 공부는 손에 안 잡힌다. 이럴 때는 하루 계획을 짜보자. 한달 등 장기 계획보다 당일 계획이 쉽다. 잡생각이 드는 것도 물리칠 수 있다. EBS 홈페이지 등에서 선배들이 남겨준 합격후기나 격려글을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수시 전형은 학기 중에 진행돼 대부분 대학별 고사는 주말에 본다. 논술·면접 등 시험 날짜가 겹칠 수 있으니 ‘지원 포트폴리오’를 짜보자. 대학들의 시험일이 겹치면 그 대학의 실질 경쟁률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5 대학별 유리한 전형을 선별하라

허=2010학년도 수시모집은 같은 대학에서도 전형별 반영요소의 비중이 다르다. 수험생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을 선별해 지원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논술, 면접, 전공적성검사 등 많은 전형을 다 준비하다 보면 그만큼 실패의 가능성도 높아진다.

6 논술·면접에선 출제자와 소통하라

최=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라. 시험문제가 나왔을 때 바로 달려들지 않고 내려놓고 가만 생각을 해보자. 문제의 용어 하나하나에 촉각을 곤두세워라. 논술·면접은 기본적으로 소통이다. 교수들은 학생들이 문제를 맞히기를 바라고 있다. 출제교수와 대화하라. 나는 고교 때 배우지 않은 문제가 나와 솔직하게 모른다고 인정하고, 내 수준에서는 이만큼 풀 수 있다고 서술했다. 그런데 바로 그게 모범답안이었다. 적어도 5개년 기출문제를 풀어보고 트렌드를 알아라. 새로운 것을 알기보단 자기가 배워온 지식을 정리하고 충분히 소화하고 가는 게 낫다.

7 논술·면접·수능에서 시너지를 내라

최=수능을 해야 하고 논술도 챙겨야 해서 고민인가. 교과서 심화문제를 그냥 넘기지 말고 한번쯤 생각해보면 그게 논술이다. 공부하는 방식을 아예 논술·면접 공부처럼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문제는 잘 푸는 학생도 설명해보라면 버벅거린다. 나는 학생들 가르치는 걸 좋아해서 야간자율학습 때 30명씩 가르치곤 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해주면 통합적 지식이 길러진다. 중요한 책을 읽을 때는 밑줄을 그어두고 어떤 상황에서 인용해야 할까를 생각하면서 시뮬레이션한다.

8 수능에도 최선을 다하라

허=정보검색한다고 인터넷 서핑에 빠지기 쉬운 때다. 하지만 수능을 놓치면 안 된다. 수시2차 전형은 원서 접수부터 합격자 발표까지 상당히 긴 기간에 걸쳐 있다. 학생부와 대학별고사 성적만으로 수시 모집에 합격했더라도 마지막 관문인 수능 등급을 충족해야만 최종 합격할 수 있다면 더욱 긴장해야 한다.

9 모교 선배들의 입학 실적을 봐라

최=수시모집의 경우 대학에 따라 너무 다양해 수준이 비슷한 대학이라도 고교별로 합격자 수에 차이가 많다. 따라서 수시모집 지원을 할 때에는 진학지도 경험이 많은 학교 선생님과의 상담을 통해 선배들의 합격 사례를 꼼꼼히 확인하고 지원하는 게 좋다.

10 충분히 수면하고 건강 챙겨라

허=수시는 자기와의 싸움이다. 긴장을 놓치면 망하기 좋다. 깨어있을 때 계획을 제대로 세워 공부하고, 잠만 줄이려고 건강을 놓치지 말아라. 쉬는 시간에 틈틈이 자는 것도 방법이다. 맨손체조나 걷기라도 운동을 정기적으로 해라.

글=이원진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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