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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패기·순발력 공격경영'30대 중역 쏟아진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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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국통신프리텔.하나로통신 등 통신업계에 30대 '별' (임원) 이 잇따라 탄생,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예전의 '모양내기' 발탁 인사와 달리 재무.영업망 구축 등 핵심 요직에 전격 기용돼 이에 따른 조직내 파장도 크다.

이처럼 통신업계에서 30대 임원시대가 활짝 열린 것은 젊은층이 주요 고객인 통산사업의 특성상 젊은 임원들의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급변하는 조류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 30대 임원은 누가 있나 = 통신업계에서 젊은 임원시대의 선두주자는 한국통신프리텔. 11일 인사에서 3명을 신임 이사로 발탁 승진해 현재 23명의 임원중 4명 (16%) 이 30대로 채워졌다.

이번에 새로 선임된 홍영도 (洪英度.38) 재무담당.오성목 (吳性穆.39) 무선망구축담당.곽봉군 (郭俸君.39) 통신망관리팀장이 그 주인공들. 공인회계사 자격도 갖고 있는 洪이사는 회사의 살림을 도맡아 처리해 준 능력을, 吳.郭이사는 최단 시간내에 업계 최고의 통화품질을 구축한 공로를 각각 인정 받았다.

오는 4월 시내전화서비스를 시작하는 하나로통신도 최근 마케팅 실장에 윤경림 (尹京林.35) 이사를 선임,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데이콤 출신으로 통신 전문가인 尹실장은 지난해 1월 마케팅실 과장으로 영입된 이후 11개월만에 부장에서 임원으로 초특급 승진했다.

이밖에 한국통신이 최근 13개 해외 현지법인 이사진 교체과정에서 일본.중국.캄보디아.폴란드 등 4개 법인에 30대 과장을 발탁한 바 있고, LG텔레콤이 마케팅 총괄담당으로 임병용 (林炳鎔.38) 상무를 두고 있다.

◇ 30대 임원이 왜 나오나 = 개인휴대통신 (PCS) 업체와 후발 전화회사 등 통신업체들의 역사가 대부분 짧은 데다 조직의 주류가 신세대 인력이기 때문에 30대 임원이 쏟아져 나온다는 지적이다.

빠른 기술변화도 임원진의 변화를 부추키는 요인. 특히 21세기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과 창의적인 아이디어, 패기있는 경영 마인드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이상철 (李相哲) 한국통신프리텔 사장은 "1900년대 초반 스웨덴이 구 소련의 침략에 대비해 20, 30대 젊은 영관급 장교들을 전면에 내세워 성공을 거둔 배경과 비슷하다" 고 말했다.

선두주자를 따라잡고 후발 경쟁업체들을 제치기 위해서는 기존 공무원 스타일인 '연공서열 위주 인사' '무사안일 업무처리' 등을 과감히 떨쳐버려야 한다는 것. 그러나 일부에서는 30대 이사의 경험부족을 내세워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행착오가 용서되지 않는 기업경영에서 아이디어.패기만 갖고 뛰어들면 위험하다" 고 말하고 "30대 임원과 함께 40, 50대 경영진을 배치함으로써 조화를 이뤄야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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