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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사격 우드워드 56세 세월 잊은 철녀들

중앙일보

입력

'세월을 뛰어넘는 불굴의 여인들.'

아테네올림픽에는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47.미국), 멀린 오티(44.슬로베니아)와 같은 유명인에서 호주의 할머니 사격 선수, 인도의 아줌마 역도 선수까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외치는 고령의 여성 선수들이 유난히 눈에 띈다.

아네트 우드워드(56.호주)는 아네티 올림픽 최고령 여성 선수. 사격 25m 권총 부문에 나선 그녀는 "내가 단지 최고령 참가 기록을 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우드워드는 빅토리아 주대회에서 3개의 금메달을 딴 만만치 않은 실력을 갖고 있다. 간호사인 그녀는 98년 암에 걸린 남편을 간호하기 위해 잠시 은퇴, 시드니 올림픽에서 참가하지 못한 아픔도 있어 이채롭다.

미국 여자 테니스 복식 선수로 참가하는 '철녀' 나브라틸로바는 역대 올림픽 테니스 사상 최고령자 참가 기록보다는 최고령 금메달리스트 기록을 세울 욕심에 가득 차 있다. '자메이카 흑진주'로 불렸던 오티는 80년 모스크바올림픽부터 아테네까지 7회 연속 출전이라는 대기록(여자선수 최초)의 보유자. 감독, 혹은 단장이나 할 나이지만 자신을 지도하고 있는 코치의 국적을 쫓아 슬로베니아로 귀화한 오티도 육상 사상 최고령 여성 메달리스트를 꿈꾸고 있다.

이들 외에도 출전 종목에서 은퇴 나이를 훨씬 지났지만 여전히 톱 레벨의 실력을 갖고 금메달에 도전하는 선수들도 있다. 브리짓드 맥마흔(37.스위스)는 트라이애슬론 2연패를 노리고 있다. 20대 후반만 넘어서면 사라지는 트라이애슬론 세계에서 3자녀의 어머니인 맥마흔의 도전은 경이로운 일로 여겨진다.

사이클리스트 젠느 롱고(45.프랑스)도 주위를 놀라게 한 여성이다. 근력과 지구력을 최고로 요구하는 사이클 종목에, 그것도 세계최고 수준의 올림픽에 45세 여성선수의 출전은 100세 노인이 한강을 헤엄쳐 건너는 것처럼 놀라운 일이다. 개인 출발, 도로 레이스 2종목에 참가하는 그녀는 96년 애틀랜타 금메달리스트이자 13차례나 세계 타이틀을 획득한 바 있다.

역도의 쿤유라니 데비(36.인도)는 48㎏급에 출전, 20대의 어린 조카뻘 선수들과 힘겨루기를 한다. 동료 후배들로부터 '왕언니'라 불리는 데비는 인도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고 있다.

아테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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