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후산에 강우 레이더 기지·모노레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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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화순군 모후산에서는 요즘 폭염 속에서도 측량 기술자들이 망원경과 깃대, 빨간 깃발 등을 가지고 측량을 하느라 땀을 흘리고 있다. 22일 낮 용문재~정상 등산로에서 만난 기술자는 “강우 레이더와 모노레일을 설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해양부 한강홍수통제소는 모후산 강우 레이더 기지와 모노레일 건설 공사를 다음달 에 시작한다고 24일 밝혔다. 이 사업은 정확한 강우량 관측과 신속한 홍수 예보 발령으로 수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2006년부터 추진해 왔다. 한강홍수통제소는 실시설계를 마치고 조달청에 공사 발주를 의뢰해 놓은 상태다.

레이더 기지<조감도>는 정상(해발 919m) 부근에 건축면적 436㎡, 지하 1층, 지상 4층, 건축연면적 1144㎡의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건립된다. 높이는 33.4m이고, 상부에 자리하는 공 모양의 레이더 돔은 지름이 20m다.

레이더 기지는 비가 형성되는 지상 4.5㎞ 아래, 반경 100㎞ 이내 지역을 1㎢ 단위로 분할해 비의 양을 관측한다. 따라서 3시간 전 지역강우량 예보와 영산강·섬진강·탐진강 등의 홍수 조기 예·경보 발령이 가능해진다.

레이더 기지에는 6명이 2명씩 3교대로 근무한다. 이들의 출·퇴근과 장비·소모품 운반을 위해 유마리 마을 부근서 도마치(해발 486m)까지 약 0.4㎞는 기존 임도를 정비해 콘크리트로 포장한다. 또 도마치에서 용문재(해발 677m)를 거쳐 정상까지 3.14㎞에는 모노레일을 놓는다. 모노레일은 5인승 차량을 운행할 예정이며, 편도 50분이 걸린다.

한강홍수통제소의 장사연씨는 “레이더 기지 건설과 모노레일 설치 공사를 병행한다”며 “정상 기지 건설에 필요한 자재와 장비는 헬리콥터를 이용해 운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레이더 기지 건설과 장비 구축, 모노레일 설치에는 모두 240억원 정도가 들며, 2011년 말 완공할 예정이다.

화순군은 모노레일을 관광객도 이용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강홍수통제소 측은 “모노레일 완공 후 기지 관리용과 별도로 관광용 차량을 추가로 운행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화순군이 환경부의 승인을 얻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순군은 모후산에 고려인삼 시배지를 복원하고 연꽃 분수대와 자연공원을 만드는 등 생태관광 테마파크를 조성하고 있다.

◆모후산=화순군 남·동복면과 순천시 송광면에 걸쳐 있으며, 높이는 919m. 광주·담양·화순에 걸친 무등산(해발 1187m)과 송광사·선암사를 끼고 있는 순천 조계산(884m)의 그늘에 가려 잘 알려지지는 않았다. 전남에서는 지리산(1915m)·백운산(1218m)·무등산에 이어 4번째로 높다. 정상에 오르면 사방으로 전남지역의 온 산줄기가눈에 들어오고 발 아래로는 주암호 등이 펼쳐진다. 산 아래에는 백제 무왕 28년(627년)에 창건된 유마사가 있고, 인근 계곡은 휴양하기에 좋다. 유마사나 동복면 유천리 쪽에서 정상까지 왕복하는 데 4시간 정도 걸린다.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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