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알렉산더'책임PD 가도카와 하루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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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한일 양국 회사들이 제작.기획을 주도하는 '알렉산더' 는 2002년 월드컵의 애니메이션판입니다." 한국 삼성영상사업단과 일본의 출판사.영상제작사.유통회사가 자금조달과 기획을, 한국계 미국인 피터 정이 캐릭터 디자인을 맡은 첫 한.미.일 3국 제작의 애니메이션 알렉산더.

전체 13편중 3편이 완성된 이 작품에 대해 가도카와 하루키 (角川春樹.56) 책임 프로듀서는 5일 본지와 가진 회견에서 "한일 양국이 공동으로 세계를 향해 발신하는 첫 문화 상품이 될 것" 이라고 강조했다.

- 알렉산더는 어떤 내용의 작품인가.

"일본의 베스트셀러 작가 아라마타 히로시의 소설 '환상황제 알렉산드로스 전기 3권' 이 원작이다. 알렉산더 대왕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것이지만 단순한 영웅전이 아니라 고대와 현대를 오가는 장대한 스케일의 팬터지 오락 액션물이다."

- 알렉산더가 기존 애니메이션과 다른 특징을 꼽는다면.

"월터디즈니 작품은 주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것이고, 도깨비공주 (모노노케히메) 등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은 너무 일본적이다. 알렉산더는 이런 한계를 극복한 작품이 될 것이다. 일본의 제작 기법외에 캐릭터 디자인을 미국식 화풍을 자랑하는 피터 정이 맡은 점이나 창작성이 높은 팬터지의 세계는 국경을 초월해 인기를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

- 알렉산더가 대상으로 삼는 관객층과 마케팅 전략은.

"어린이도 물론 대상이지만 주 관객층은 20~30대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알렉산더는 비디오로 먼저 만든 뒤 영화, 게임 소프트 순으로 제작한다. 물론 게임 소프트도 어린이보다는 20~30대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알렉산더는 '미디어 믹스' 로서 세계 시장에 다가갈 것이다."

- 한국에서의 판매.흥행에 관한 전망은.

"한국의 일본 대중문화 개방이 여러 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 피터 정이 한국계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고 본다."

- 한.미.일 공동제작에 따른 어려움은 없나.

"세계시장을 겨냥하다 보니 품이 많이 든다."

- 앞으로의 스케줄은 어떻게 잡혀 있나.

"작품은 올해 8월에 모두 완성돼 9월 비디오를 발매될 예정이다. 한일 양국에서의 TV 방영도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게임 소프트는 연말쯤 출시된다."

문학가.영화감독인 가도카와는 가도카와서점 출판사 사장을 지낸 일본 문화계의 거물이자 미디어 믹스의 창시자로 통하는 인물. 젊은 시절에는 복서로 활동하는 한편 한일 양국간에 조류가 어떻게 흐르는지를 증명하기 위해 뗏목 탐험대를 이끈 이색 경험도 갖고 있다.

93년 가도카와서점 출판사 사장 재직시 부하 직원의 마약 반입에 관여한 혐의가 불거지면서 사장직을 물러난 뒤 95년 9월 가도카와 하루키 사무소를 설립해 출판사업을 재개했다. 가도카와 하루키 사무소는 알렉산더 제작비의 25%를 맡는다.

도쿄 = 오영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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