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농축 우라늄 제조 안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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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에서 발견된 소량의 농축 우라늄이 이란이 제조한 것이 아니라 파키스탄에서 유입된 물질로 조사됐다고 10일 밝혔다. 농축 우라늄의 출처 문제는 이란의 핵개발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를 밝혀줄 핵심 열쇠다.

미국은 핵무기를 생산하기 위해 이란이 일련의 핵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의심해왔으나 이란은 이 시설들은 전력 생산용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AFP통신은 이날 IAEA 측의 말을 인용, "이란에서 발견된 농축 우라늄은 파키스탄의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주도한 국제 핵 암시장을 통해 사들인 우라늄 농축 장비에 묻어 유입된 것으로 잠정적으로 결론지었다"고 보도했다.

IAEA의 이번 조사로 직접 농축 우라늄을 제조하지 않았다는 이란의 주장은 설득력을 얻게 됐다. 미국은 지금까지 이 우라늄이 이란이 은밀하게 조립한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직접 만든 것으로 의심해왔다.

이와 관련, 영국 군사전문 주간지 '제인스디펜스'는 " 이란의 농축 우라늄의 54%는 파키스탄제 장비에서 발견됐고, 나머지 36%는 파키스탄에서 들여온 러시아제 장비에 묻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제 장비는 러시아가 중국에 핵 기술을 전수하면서 제공한 것으로 중국은 이 장비를 파키스탄에 넘겼다.

제인스디펜스는 또 "파키스탄이 IAEA에 제공한 우라늄 농축 관련 자료와 미국이 갖고 있는 파키스탄 핵 개발 프로그램의 모의실험 결과를 비교해 우라늄의 출처를 밝혀냈다"고 전했다. 제인스디펜스는 이어 다른 장비에서 발견된 농축 우라늄 성분은 출처를 추적하기가 불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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