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 “말 달리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1면

‘천안승마클럽’은 번영로 서북경찰서 뒤에 있어 시민들 이용이 편리하다. 전성우 원장은 “초보자들도 승마 기본 수칙만 지키면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강미자·김영일·전 원장·유성현·전영호씨. 아래사진은 전 원장의 장애물 넘는 모습. [조영회 기자]

건축업을 하는 김영일(46·천안 백석동)씨는 요즘 말 타는 날이 가장 즐겁다. 8개월 전 승마를 시작할 땐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첫 달부터 뱃살이 빠지면서 몸이 가벼워짐을 느껐다. “운동량이 엄청납니다. 10여 분만 말을 타도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요.” 좋아하던 골프를 끊고 아예 말을 샀다. 승마클럽에서 말을 관리해 주니까 소유하는 데 별 어려움은 없다. 5살된 더러브렛(영국산 경주마)종으로 이름은 ‘발리엔떼’. 스페인어로 ‘용기’란 뜻이다. 말 관리는 5살때 부터 말을 탔다는 몽골 울란바토르 출신 토르가(35)가 맡아 든든하다.

김씨는 “골프 한 번 라운딩하는데 20여 만원이 드는 데 승마는 한 달 40만원(주 3회 강습)이면 된다”며 “적은 비용은 아니지만 결코 소수 만의 귀족적 레포츠도 아니다”고 말한다.

유성현(18·오성고 3년)군은 내년 대입에서 순천향대 등의 특기자 전형에 응시할 계획이다. 6개월 전 시작한 승마에 재미를 붙여 매일 승마장에서 산다. 장애물 넘기 훈련을 열심히 연습 중이다. “말과의 호흡이 중요한 것 같아요. 형제처럼 소중하고 사랑스럽다”며 연신 말 목덜미를 쓰다듬었다.

천안 번영로 서북경찰서 뒤에 있는 천안승마클럽(041-568-2229)은 실내승마장이다. 마사(馬舍)와 1500㎡(454평) 규모의 마장(馬場)을 갖추고 있다. 말은 자마(自馬, 자기 말 소유)회원의 6필을 포함해 20필이 있다. 말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대략 소형차 한대 값이다.

천안승마클럽 전성우(34) 원장과 아버지 전영호(57)씨 부자는 비슷한 시기 승마를 배웠다. 예산에서 사료판매업을 하던 부친이 지금은 없어진 도고파라다이스 승마장에서 말타기를 처음 배웠다. 전 원장도 이듬해인 1998년 대학 2학년 때 아버지를 따라 말을 탔다. 그 후 장애물승마 선수 생활을 했다. 지금도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전국승마대회, 대한승마협회 전국단체승마대회 등에서 여러번 금메달을 수상했다.

전 원장은 “승마는 타는 말과의 교감이 얼마나 잘 이뤄지느냐에 달렸다”며 “말은 애완동물이 아니라 자신의 반려자로 가족과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뭐가 좋은가=강미자(34·여·회사원)씨는 여성의 경우 변비와 요실금 예방에 좋다고 한다. “말이 뛰거나 걸을 때마다 그 움직임에 맞춰 사람의 몸도 움직여 줘야 한다. 그러면 자연히 몸속 장기와 골반 운동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강씨는 최근 ‘에스더’를 구입 자마회원 대열에 끼었다. 권준수(14·계광중2년)군도 1년 반 탔다. 승마는 오랫동안 허리와 척추를 곧추 세워야 하기에 키가 쑥쑥 크는 기분이다. 또 균형을 잃은 신체를 교정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말의 움직임에 호흡을 맞추다보면 몸의 유연성을 기를 수 있다. 말 타는 데 집중력과 담력은 기본이다.

◆어떻게 배우나=우선 말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어떤 습성을 지녔고, 다루는 데 주의 할 점이 뭔지 알아야 한다. 승마 기본 수칙도 새겨둬야 한다. ▶말에게 접근할 경우에는 항상 왼쪽으로, 뒤쪽에서 접근하거나 서 있지 말아야 ▶말을 끌고 갈 때는 말 왼쪽 가까운 곳에서 고삐를 짧게 잡는다 ▶승·하마시에는 반드시 마장내에서만 ▶다른 말과 나란히 운동할 때에는 좌우 2m, 전후 4m이상의 거리 유지 ▶일정한 방향으로 운동 중인 말은 원심력이 작용하므로 급회전 시 서행 등.

전 원장은 “말에게 두려움을 보여서는 안된다”며 “말은 매우 섬세한 감정을 지닌 동물로 승마자가 불안해 하면 즉각 알아채고 반응한다”고 말했다. 자주 이름을 불러주고 목덜미나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칭찬해주는 게 좋다. 말이 기억했다가 반응하기 때문이다.

천안시생활체육협의회 승마연협회는 10월 중 독립기념관 내에 700평 규모의 야외 승마체험장을 만들고 시민 대상으로 일일 승마체험행사를 열 계획이다. 최태연 회장은 “승마인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 무료 체험 행사를 자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글=조한필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화랑승마랜드=아산 선장면에도 승마장이 있다. 도고온천 인근으로 부지가 넓다. 실내마장 외에 대운동장, 서바이벌게임장, 수영장 등이 있다. 제주 조랑말이 끌어주는 꽃마차도 타 볼 수 있다. 초·중·고 학생 단체 일일 체험학습가 준비돼 있다. 50인 이상, 1인 2만2000원. 승마·서바이벌·공예(아로마 양초) 체험을 할 수 있다. 문의 (041)541-5511.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