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총집합…사랑의 일기 전시회 호암아트홀서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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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국정 (國政) 일기.전쟁일기.옥중일기.여행일기.가족일기…. 국내의 각종 일기를 총망라한 이색 전시회가 열린다.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회장 金富成)가 주최하고 중앙일보.서울시교육청이 후원하는 '사랑의 일기 전시회' 가 그것. 7일부터 14일 (오전 10시~오후 6시) 까지 서울중구순화동 호암아트홀 1층 로비에서 개최된다.

조선시대 일기형식의 국사기록인 승정원일기 (承政院日記) 와 난중일기 (亂中日記) , 김구 (金九) 등 애국지사의 일기, 이승만 (李承晩).박정희 (朴正熙).김대중 (金大中) 대통령 일기와 90년부터 시작된 '사랑의 일기' 수상작 등 2백여종의 일기가 행사장을 가득 메운다.

전시품중 가장 오래된 일기는 고려 이곡 (李穀) 의 '동유기 (東遊記)' .1349년 8월 14일부터 열흘간 금강산을 유람하며 유려한 경치에 취해 적은 글이다.

"월남이 공산군에게 무조건 항복했다. 비통함을 금할 수 없다. 자기 나라를 지키겠다는 결의와 힘이 없는 나라는 생존하지 못한다는 당연하고도 냉혹한 현실을 보았다."

1975년 4월 30일자 박정희 대통령의 일기장에는 국운을 걸머진 통수권자의 깊은 고뇌가 담겨 있다.

김대중 대통령이 81년 9월 23일 옥중에서 이희호 (李姬鎬) 여사에게 쓴 "존경하고 사랑하는 당신에게, 나는 무사하오며 매일 기도와 독서로 하루를 보냅니다" 는 애정 어린 일기형식의 서한도 볼 수 있다.

이밖에 45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일기를 써 이 분야에서 한국판 기네스북에 오른 한약방 주인 박내욱 (朴來昱.61.광주시북구신안동) 씨의 일기장, 할아버지 때부터 3대를 이어온 이슬기 (10.유현초등2) 양 집안의 일기장도 전시된다.

인추협 고진광 (高鎭光) 부회장은 "기록의 중요성과 생활화를 강조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 며 "역사의 뒤안길을 산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될 것" 이라고 말했다. 02 - 744 - 9215.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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