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Y2K해결못하면 북미사일 오발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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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연초부터 Y2K (컴퓨터가 2000년을 인식하지 못해 발생하는 문제) 의 부작용이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가운데 이로 인해 남북한간에 미사일 오발이나 조기경보체제 오작동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돼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보통신부 고위 관계자는 5일 "Y2K로 인해 국방 부문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돼 최근 국방부에 북한과 공조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핫라인을 개설할 것을 제안했다" 고 밝혔다.

정통부는 정부 차원의 Y2K 대책을 총괄하고 있는 총리실에 조만간 이 안건을 공식 제출할 계획이다.

정통부 분석 결과 가장 심각한 문제는 각종 관제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해 자칫 미사일이 잘못 발사될 수도 있고, 특히 프로그램화 논리제어 (PLC) 기능이 내장된 모니터를 사용하는 조기경보체제에서 마치 '공격' 이 있는 것으로 오인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방부는 북한군이 대량 보유하고 있는 옛 소련제 스커드 미사일이 문제 발생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Y2K 문제로 인한 불상사를 막기 위해 작업을 진행중" 이라며 "핫라인 구축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북한은 대부분 옛 소련.중국제 무기나 유사 부품을 사용하고 있는데, 러시아 의회인 듀마의 Y2K담당 세르게이 로고프 고문은 최근 "러시아 국방체계 관련 장비의 80%가 Y2K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고 지적한 바 있다.

국제적으로는 미국과 러시아가 지난해 9월 미사일 오발로 인한 불상사를 막기 위해 문제 발생 즉시 '재래 통신망으로 사태를 확인할 수 있는 핫라인' 을 구축키로 협약을 체결했다.

또 지난달 유엔에서 열린 'Y2K 국제회의' 에서 이 문제가 제기돼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핵 보유국간에 핫라인 구축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삼성SDS 강세호 박사는 "레이더 등 국방 분야의 기기는 초 (秒) 단위로 시간이 체크되긴 하지만 2000년으로 넘어가는 순간에 일부 부품칩의 오작동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핫라인 구축 등 대책이 필요하다" 고 지적했다.

이민호.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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