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전망]금융시장 안정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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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올해 국제 금융시장은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까. 미국이 주도한 국제 공조로 금융위기 확산이 멎은 지금 주요 선진국들은 현 체제를 소중히 가꾸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몰렸던 헤지펀드에 대해 적당한 규제를 가하는 작업도 같은 차원에서 이루어질 전망이다.

◇ 금리.환율 = 각국의 금리는 전반적으로 하향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최근 미 경제주간지 비지니스위크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FRB)가 올해도 금리를 소폭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은 유로출범으로 11개국이 공동 보조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미국보다 운신의 폭이 좁지만 성장.고용을 중시하는 좌파성향 정부의 입김에 따라 추가 인하 소지는 있다.

일본은 경기회복이라는 절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금리 기조를 지속할 전망이다. 엔.달러 환율은 미국과 일본의 경제력 차이를 고려할 때 달러당 1백20~1백30엔선을 형성할 것으로 미국 와튼계량경제연구소 (WEFA) 는 보고 있다.

둔화국면에 들어선 미국 경제와 유로출범을 고려할 때 1백40엔대의 달러 강세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유로의 가치는 출범 초기의 불안을 해소한다면 점차 상승세를 타 유로당 1.15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신용평가회사 S&P 산하 연구소인 데이터 리소시스 (DRI) 는 말한다.

일본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지역의 엔 국제화 추진논의도 계속 관심을 모으는 사항이다.

◇ 주가 = 비즈니스 위크가 미 금융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올해 주가 전망에 따르면 연말께 다우지수가 9천5백선으로 1만선을 뚫지 못할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 경제여건이 지난해보다 향상된게 없기 때문이라는 것. 유럽은 경제통합에 따른 유럽 기업간 인수.합병 (M&A) , 유럽권의 증권거래소 통합 등이 상승요인으로 꼽히는 반면 최근 확대되고 있는 기업이익 감소는 악재로 지적된다.

일본과 신흥시장 증시는 기업의 부채구조와 금융개혁 등이 단기간에 해결되기 힘들 것으로 보여 올해도 힘겹고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금리 하향세로 돈이 증시로 몰려 주가가 지나치게 뛸 경우 폭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종별로는 역시 정보통신주가 전체 주가를 이끌고 1조 달러로 예상되는 M&A가 주가를 떠받치는 기둥이 될 것으로 보인다.

◇ 금융시장 안정방안 = 미 재무부와 FRB.증권거래위원회 (SEC)가 공동으로 마련중인 헤지펀드 규제안이 한, 두달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이며, 이를 토대로 선진국 차원의 대안이 마련될 것으로 점쳐진다.

새로운 금융감독기구 설립문제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헤지펀드에 대한 정보공개.대출제한.제도금융권으로의 흡수 쪽으로 금융시장 안정 방안이 가닥잡힐 것으로 보인다.

또 독일.프랑스 등이 주장하고 있는 '목표환율대' 를 비롯한 변동환율제에 대한 보완작업과 IMF.세계은행 등 국제금융기구 개편논의도 머지 않아 본격적으로 거론될 전망된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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