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기지 "생태공원으로" "주거공원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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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과 한강이 이어지는 서울 도심 100만평'.

용산 미군기지가 이전하면 시민들에게 되돌아오는 땅이다. 과밀한 서울에서 이만한 공간의 확보란 다시 찾기 어려운 기회다. 이곳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여러 의견이 제시되면서 논란이 뜨겁다. 전문가들은 일본군과 미군 주둔이라는 역사를 간직한 용산기지 활용은 서울시만이 아닌 국가 차원의 문제이자 역사적 과제라고 강조한다.

특히 일부를 개발해 미군기지 이전비용을 충당할지, 이와 별도로 활용할지가 관심의 초점이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 4명이 아이디어와 그 스케치를 제시했다.

"이 땅의 주제는 '회복'이다. 바로 주권과 자연.문화의 회복이다. 특별법을 제정해 앞으로 50년 정도 개발명목으론 사용할 수 없도록 하자."(정기용 기용건축 대표)

"용산을 반드시 공원으로 못박을 필요는 없다. 주변과 단절된 용산을 도시의 일부로 회복시키자."(승효상 건축사무소 이로재 대표)

"한강과 남산이 이어지는 생태공원으로 확보해야 한다. 한강과 남산을 살리는 방안으로 공원만이 유일한 대안이다."(임옥상 임옥상미술연구소 대표)

"더 이상 뜯어고칠 필요가 없는 도시의 한 조각(세포)으로서의 '용산주거공원'을 만들자. 아름답고 기능적인 교육.문화 주상복합건물을 공원과 유적.박물관 사이에 배치하자."(민선주 연세대 건축학과 교수)

이들 전문가는 각기 다른 개념을 제시했지만, 용산 미군기지가 현재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단순히 빌딩 몇 채와 나무 몇 그루 등 수량 확인에 그치지 말고 문화인류학적이고 질적인 조사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신혜경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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