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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잡지에 광고·통역원 배치'외국인 유치작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동대문시장 인근 신흥상가 밀리오레는 지난 8월 문을 연 이후 매달 3천여만원을 들여 일본 인기패션잡지인 '논노' 에 광고를 내고 있다. 이 덕에 이 상가에서는 최근 광고전단을 손에 쥐고 두세명씩 짝을 지어 쇼핑하는 젊은 일본 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밀리오레 유도원 차장은 "일본 고객들을 단골로 유치할 수 있다고 판단해 일본잡지에 광고를 내고 있다" 며 "일본 젊은이들이 애독하는 다른 잡지에도 광고를 검토중" 이라고 말했다.

종전에는 내국인만을 상대해 왔던 이대 주변상가 등도 외국인들을 '주빈' 으로 맞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대 주변 웨딩전문 상가의 한 상인은 "최근 일본은 물론 싱가포르.대만.홍콩 등 동남아 고객들도 찾아옴에 따라 전체상가 차원에서 외국인 손님 유치를 위한 전략을 짜고 있다" 고 말했다.

올들어 비지니스.관광 등을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4백만명에 달할 정도로 급증하면서 쇼핑가나 호텔, 은행 등은 이들을 '모시기 위한' 유치작전에 나서고 있다.

백화점들도 외국인 손님 맞기에 열심이다. 서울압구정동의 한화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의 경우 외국인 고객 매출비중이 올초 1%대를 맴돌았으나 최근 10%대를 넘어섰다. 명품관 1층에 입주해 있는 루이뷔통의 경우 외국인 고객 비중이 18%를 웃돌고 있다. 구찌 브랜드는 25%에 달할 정도.

이렇듯 외국인 손님들의 비중이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자 갤러리아측은 이들의 쇼핑 편의를 위해 각층 매장마다 외국어를 할 수 있는 직원을 한명씩 배치하고 영어.일본어로 된 상품안내문 (POP) 을 비치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외국인 고객 유치를 위해 주요 항공사의 기내 안내책자에 광고를 내는 방안을 고려중" 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신한은행은 최근 일본 메이테쯔 (名鐵) 관광사와 연계해 일본인 관광객들이 일본에서 한국돈 3만원을 미리 입금한 후 한국에 들어와 직접 예금통장도 개설하고 현금카드도 발급받을 수 있는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 일본인 고객유치에 나섰다.

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공항에서 환전 정도만을 했던 외국인들까지 미래의 '진짜고객'으로 확보하자는 전략에서 이 프로그램을 내놨다" 며 "내년 3월까지 2천~3천여명의 일본인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움직임은 특히 호텔이 심해 제주 신라의 경우 연말연시를 맞아 계획된 다섯 차례의 디너쇼중 두 차례는 일본 등 외국 관광객만을 위한 '특별행사' 로 꾸밀 예정이다.

호텔 관계자는 "그동안 외국인들만을 위한 별도의 행사를 가진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외국인 고객을 겨냥한 서비스.마케팅이 부족했던 점을 보완하기 위해 특별행사를 마련했다" 고 말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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