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아파트 봇물…대형업체 내년 공급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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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내년도 아파트 공급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아파트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주택건설업체들이 내년도 분양물량을 크게 늘려잡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분양호조를 보이고 있는 서울.수도권지역에 아파트가 집중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본지가 주요 대형 주택건설업체들의 내년도 아파트분양계획을 분석한 결과, 업체들은 내년도 아파트 공급물량은 대부분 올해보다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2백%까지 늘려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공급물량을 축소하거나 같은 수준으로 책정한 업체들은 극히 일부였다.

이같은 대형업체들의 사업확대는 내년도 주택경기를 낙관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정부의 주택경기 부양책과 맞물려 내년도 부동산 경기에 청신호를 예고해준다.

◇ 업체 동향 = 대우건설은 내년도 아파트 공급을 올해보다 79% 늘어난 1만5천1백48가구로 잡고 있다. 이 가운데 서울.수도권지역이 9천2백41가구로 전체의 62%선이다.

삼성물산 주택개발부문은 올해와 비슷한 1만4천가구를 공급하는데 전체 물량의 80%가 서울.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특히 자체사업 1천6백가구를 제외하고는 모든 물량이 수도권을 중심으로한 재개발.재건축사업인 것이 특징. LG건설은 올해보다 32% 늘어난 9천1백74가구로 정했다.

김해 장유의 7백90가구를 제외하고는 모든 물량이 서울과 수도권지역에 집중돼 있다. 올해 용인지역에서 보인 인기몰이를 내년까지 이어가겠다는 것이 LG분양팀의 의지.

올해 한채도 분양하지 않았던 금호건설도 내년에는 8천9백63가구를 공급하며 공격적인 경영에 나선다. 내년 2월 용인 수지에서 33~65평형의 중대형아파트 1천2백99가구를 공급하는 것을 시작으로 서울.수도권지역을 집중 공략할 예정.

쌍용건설은 올해보다 87% 늘린 4천9백15가구를 분양한다. 부산 화명 6백30가구를 제외하고는 모든 물량이 모두 경기도 용인지역과 광주군 양벌리에 집중돼 있다.

대림산업은 9천6백21가구를 분양한다. 서울지역은 수색2 - 1지구와 행당동 강변타운 등 모두 재개발사업. 대림 역시 대구 내당동 두류타운 (1천1백99가구)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물량이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이달초 워크아웃업체로 확정된 벽산건설은 2백% 증가한 1만3천3백71분양하며 공격적인 사업에 나선다. IMF로 사업시기를 연기했던 4천98가구 규모의 서울 시흥1구역 관악 벽산타운과 2천75가구 규모의 미아동 북악 벽산타운 등이 눈길을 끈다.

우방도 워크아웃 시행업체로 확정되면서 내년도 사업을 정력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확정된 내년 상반기 공급물량만도 1천9백30가구로 올해 전체 공급물량보다도 많다. 이밖에 현대산업개발과 현대건설도 일단 내년 공급물량을 2만6천28가구와 1만여가구로 책정할 예정이다.

◇ 내년도 사업의 특징 = 서울.수도권지역에 분양물량이 집중돼 있는데다 재건축.재개발물량이 많은 것이 특징. 정부가 재개발.재건축조합 설립요건을 완화하면서 이들 사업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재개발지역으로 관심을 끄는 곳은 월드컵 특수가 예상되는 서울수색 2 - 1재개발구역 아파트를 비롯해 도심권에 위치한 행당 1 - 1, 1 - 2구역, 하왕십리 1 - 2구역, 미아5, 정릉4, 길음3, 종암동 등지. 재건축 아파트로는 성수.도곡동 현대아파트, 신촌 코오롱아파트, 월계 한진아파트 등이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 전망이다.

서울.수도권지역 청약예금 가입자들로서는 공급물량이 많아지면서 청약통장을 적기에 사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하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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