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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대기오염물질 절반 중국서 날라와

중앙일보

입력

이산화황(SO₂) 질소산화물(NOx) 등 한반도 대기오염물질의 최고 49%가 중국에서 날라왔다고 10일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서울대 박순웅(朴淳雄.지구환경과학부) 교수팀은 9일 '한국 생태계의 장거리 이동 및 국내 배출 오염물질의 산성성분 부하량' 논문을 통해 1994~98년 한국의 대기오염물질 중 중국에서 발생한 대기오염물질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산화황의 경우 연평균 40%, 질소산화물은 49%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발생한 대기오염물질이 얼마만큼 한국으로 이동하느냐는 문제는 그동안 학계에서도 논란을 빚어 왔다.

이번 박 교수팀의 분석은 중국과학원과 공동으로 실시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조사를 토대로 했다는 점에서 오염물질 이동에 관한 양국간 환경분쟁에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교수팀은 연구 대상 기간 중 한중일 3개국의 대기오염 배출량을 지역별로 산출한 뒤 한국이 오염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 상황을 가정해 중국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의 영향을 수치화했다. 이 방법은 유럽에서 국가간 대기오염물질 월경(越境)문제를 과학적으로 분석할 때 사용하는 기법이다.

박 교수팀은 이 가정에서도 한국의 대기오염물질 수치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 결국 중국에서 발생한 대기오염물질이 북서풍 또는 남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이동했다고 결론지었다. 일본에서 발생한 대기오염물질은 대기의 흐름상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오염물질 배출량 산출 결과 이산화황과 질소산화물은 중국의 상하이(上海) 칭다오(靑島) 다롄(大連) 등 동부 연안과 우한(武漢) 장저우(장州) 등 내륙 공업지대에서 집중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 중 이산화황 수치가 높으면 식물이 말라죽으며 질소산화물은 자외선과 반응해 오존농도를 증가시켜 폐 기능을 심각하게 악화시킬 수 있다.

또 이들 물질은 산성비의 원인이 되며 물에 녹아 들면 산소를 고갈시키는 부영양화를 일으킨다.

박 교수팀의 연구 결과 국내 생태계의 42%는 이산화황의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의 3분의 1은 국내에서 발생한 오염물질 때문에, 나머지 3분의 2는 중국에서 날아온 오염물질 때문에 발생했다.

또 질소산화물은 전국의 생태계가 영향을 받았으며 이 중 국내 요인은 65%, 중국 요인은 35%로 분석됐다.

박 교수팀의 연구논문은 영국에서 발간되는 전문학술지 '대기환경(Atmospheric Environment)' 9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국립환경연구원도 1998년 기준 한국의 이산화황 오염물질 중 20%가량이 중국에서 날아온 것이라는 내용의 조사결과를 이달 하순 발표할 예정이어서 중국발 오염물질의 한국 이동에 관한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디지털 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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