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여자 박주영" … 박은선 데뷔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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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은선(中)이 도쿄 선발 선수들을 제치고 돌파하고 있다. [연합]

평일인 3일 한낮의 서울월드컵경기장. '여자 박주영' 박은선(19.서울시청)의 성인 무대 데뷔전인 서울국제여자축구대회. 관중석은 썰렁했지만 박은선은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찼다. 위례정산고를 졸업하고 올해 서울시청에 입단한 그는 '고졸 선수는 대학을 거치지 않고 실업팀에서 뛸 수 없다'는 여자축구연맹 규정 때문에 발이 묶였다. 다행히 연맹 주최 3개 대회만 나오지 못하는 것으로 징계가 완화돼 족쇄는 풀렸다.

일본 도쿄선발과 서울시청의 경기. 양팀 통틀어 최장신(1m77cm)인 박은선은 단연 발군이었다. 체력과 스피드는 물론 양발을 자유자재로 쓰는 드리블과 부드러운 몸놀림에서 나오는 페인팅은 박주영을 보는 듯했다. 전반 15분 터치라인 근처에서 발뒤꿈치로 슬쩍 볼을 긁어 상대를 따돌리는 장면에서는 "오~"하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경기는 서울시청의 2-0 승리로 끝났다. 박은선은 "골은 넣었지만 경기 내용은 썩 좋지 않았던 것 같다. 힘보다 기술로 슛하는 법을 더 배워야 할 것 같다"고 성인무대 데뷔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는 서울.도쿄.베이징.모스크바 대표팀이 출전해 풀리그로 우승팀을 가린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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