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은 폐렴 합병증 … 서거 2시간 전까지 투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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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일 연세대 의료원장(中)이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를 발표하고 있다. [김도훈 인턴기자]

김대중 전 대통령을 쓰러뜨린 건 폐렴이다.

박창일 연세대 의료원장은 18일 브리핑에서 “최종 사인(死因)은 폐렴의 합병증인 급성호흡부전증후군(ARDS)과 폐색전증, 다발성 장기 부전”이라고 발표했다. 박 원장은 “고령인 데다 다발성 장기 부전을 이겨내지 못해 심폐소생술이 큰 의미가 없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서거 2시간 전에는 어떤 의료적 처치에도 호전되지 않았다.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준(호흡기내과) 교수는 “산소를 100% 공급했는데 듣지 않았다. 또 최대 용량의 혈압상승제를 썼는데도 반응이 없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의료진과 일문일답. 장 교수 외 정남식(심장내과) 교수, 최규헌(신장내과) 교수가 질문에 응했다.

-언제부터 상황이 나빠졌나.

(장준) “어제(17일) 오후 11시쯤부터 나빠지기 시작했다. 혈압상승제 양을 늘리고 새로운 혈압상승제를 추가했다. 잠시 진행이 멈췄지만 아침 6∼7시쯤 다시 악화됐다.”

-의사소통은 언제까지 가능했나.

(장준) “운명하기 한두 시간 전에도 눈빛으로 가족들과 의사소통을 했다. 멍하니 눈 뜨고 있는 것과 눈을 마주치는 건 구분이 된다.”

-혈액투석은 언제까지 했나.

(최규헌) “서거 두 시간 전까지 계속했다.”

-언제 가족을 불렀나.

(장준) “사망 30분 전이다.”

-회생이 어렵다고 생각한 시점은.

(정남식) “운명하시기 2시간 전부터 심폐소생술이 도움이 안 되고 회생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기로 가족과 결정했나.

(정남식) “심폐소생술을 하는 경우가 있다. 심폐소생술을 해서 충분히 살아날 수 있는 질병을 갖고 있는 경우, 갑자기 졸도했다거나 심장마비라거나…. 김 전 대통령은 소생술을 해서 살아난다는 판단을 할 수 없어 편안하게 가시는 모습을 지켜봤다.”

-소생술을 하지 않은 건 다발성 장기 부전 때문이었나.

(정남식) “그렇다. 그런 상황에서 소생술은 아무 의미 없다.”

-임종 당시 표정을 말해 달라.

(정남식) “편안한 모습이었다. 평소 의사 말을 너무 잘 따랐다. ”

 황세희 의학전문기자, 김진경 기자

◆다발성 장기 부전=신체에 염증이 심해져 모든 장기가 동시에 나빠지는 것을 말한다. 심장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며 의식장애가 오고, 호흡기·콩팥·간 등의 기능이 동시에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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