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별 입학사정관 전형<하> 가고 싶은 대학 특성부터 알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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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 전형을 실시하는 대학들은 어디든 “교과성적뿐 아니라 개개인의 소질과 능력, 발전 가능성까지 종합평가하겠다”는 취지를 내세운다. 그러나 학교마다 중요시하는 부분이 다르다. 각 대학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는 게 합격의 지름길이다.

동국대│교과성적 반영 없어
학생부 교과성적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다. 대신 1단계에서 자기추천서와 포트폴리오 등의 제출 서류를 통해 전공 관련성과 자기주도 능력, 창의성을 평가해 모집정원(69명)의 3배수를 선발한다. 한만수 교수사정관은 “지원 학과 관련 교과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그 이유를 물을 수는 있지만, 성적이 나쁘다고 감점하지는 않는다”며 “고교 과정에서 꾸준히 해온 특별활동 경험을 부각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정해 놓지 않아 성적은 당락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면접에서는 전공 적합도를 주로 평가한다. 지원 학과에 대한 사전 조사는 필수다. 또 서류의 내용이 아무리 화려해도 면접에서 관련 문항에 답하지 못하면 합격 가능성이 낮다.

부산대│와일드카드제 실시
1단계에서 교과성적 40%와 비교과 실적 60%로 모집정원(91명)의 2~3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심층면접을 진행한다. 민수영 사정관은 “교과성적은 1단계 사정 기준일 뿐 2단계부터는 발전 가능성과 전공 수학 능력만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 전형 합격생들의 내신성적은 3.12~3.62등급이었다. 특별활동 실적이 뛰어나지만 교과성적이 부족한 학생은 ‘와일드카드제’(모집 단위가 정한 교과와 비교과 영역의 실적이 우수하나 교과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에게 2단계 면접 기회를 주는 제도)를 노려야 한다. 면접에서 독서활동 경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30%로 크다. 학생부 독서활동기록란에 읽었던 책을 모두 기재하고, 자기소개서에 독서 후 느낀 점을 피력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숙명여대│지원학과 관련 활동 평가
인문소양우수자(20명) 부문은 독서, 여행, 대중문화 및 IT문화 참여 등 활동을 통해 인문적 경험을 축적한 학생이 대상이며, 특정역량우수자(10명) 부문은 어떤 분야든 특별한 재능을 가졌다면 지원할 수 있다. 리더십우수자(20명) 부문은 학생회나 사회단체, 봉사에서 활동 실적이 있는 학생에게 유리하다. 1단계는 서류 평가만으로 정원의 3배수를 선발한 후, 인문소양우수자 부문은 논술 평가를 통해, 나머지는 1단계 성적(60%)과 면접(40%)으로 최종 합격생을 가린다. 1단계 서류 평가에서는 교과성적보다 지원 학과와 관련한 꾸준한 활동 경험과 구체적인 장래 목표가 있는지를 주로 평가한다. 자기소개서를 통해 자신의 강점을 충분히 피력하고, 꿈을 실현시키기 위한 세부 과정을 표현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아주대│자기 주도적 활동 중요
‘러프 다이아몬드(Rough Diamond, 세공 전의 원석 다이아몬드)’ 전형이라 불린다. 특별활동 우수자라면 내신성적이 부족해도 2단계 심층면접 기회를 준다. 임석철 입학처장은 “고교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대학에서도 반드시 모범생이란 법은 없다”며 “내신 6~7등급인 학생도 특별활동 실적이 탁월하면 면접 기회를 부여, 재능을 피력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1단계(서류 평가만으로 모집정원의 3~4배수 선발) 제출 서류인 자기소개서는 활동 경험 열거보다 특정 활동을 통해 느끼고 배운 점을 부각시키는 게 좋다. 해외 봉사 등 눈에 띄는 실적보다 가까운 곳에 사는 독거노인을 도왔더라도 그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과 가치관의 변화를 솔직하게 표현하는 게 더 좋다. 2단계 심층면접은 개인·그룹·발표·전공 적합성 면접 등 4단계로 진행된다. 자기주도적으로 활동했는지가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다.

인하대│수능 최저기준 적용 안 해
10개 전형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을 실시, 453명을 선발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반영하지 않는 대신 지난해보다 특기와 비교과 활동 점수 비중을 높였다. 외국어우수자 전형과 리더십봉사 전형, 특별재능 및 특이경력 전형에서는 교과성적도 반영하지 않는다. 학생부우수자 전형은 1단계에서 교과성적만으로 정원(200명)의 3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교과성적(80%)과 서류 평가(20%) 점수를 합산한다. 지난해는 합격생 내신 평균이 1등급 중·후반대였지만, 올해는 제출 서류에서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2등급 중·후반대까지도 노려볼 만하다. 외국어우수자 전형의 자격 기준이 높다(iBT 89점·토익 800점 이상, 중국어 HSK 7급·일본어 JLPT 1급 이상). 1단계에서 외국어 성적만으로 모집정원(33명)의 3배수를 선발하는데, 지난해 토익 점수로 합격한 학생들의 평균 토익 성적은 990점 만점이었다.

최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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