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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 땅값점검]'어디가 풀릴까' 지역·값 탐색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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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개발제한구역 (그린벨트) 이 새로운 부동산 투자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가 그린벨트를 대폭 풀기로 하고 해제 대상 선정작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일단 풀리기만 하면 토지이용가치가 높아져 땅값이 적게는 20~30%, 많게는 2~3배까지 오르는 곳이 많다.

물론 해제된다 해서 당장 집을 지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목이 논.밭인 경우 대지로 용도변경해야 하고 대지라도 자연녹지지역이 대부분이어서 토지이용가치가 그렇게 높지 않다.

하지만 자연녹지지역을 주거지역으로 변경한다든가 기존 주거지역내의 그린벨트가 해제되면 땅값이 주변의 일반 주거지 수준으로 오르게 마련이다.

그러나 해제 가능성이 적은 지역의 분위기는 싸늘하다.

나무가 울창한 곳이나 농업진흥지역과 같이 해제 가능성이 희박한 곳은 되레 불리하다.

이런 민감한 사안을 앞둔 전국 주요지역 그린벨트 시장을 점검해본다.

◇ 서울권 = 의외로 조용하다는게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직접 수혜를 받게되는 지역 주민들의 관심은 대단하지만 아직 외지인들의 입질이나 가격상승 기미가 없어 폭풍의 전야처럼 조용하다.

마을 전체가 그린벨트로 묶여 해제 0순위로 거론되는 은평구 진관내동과 진관외동도 차분한 분위기다.

서부공인중개사사무소 신현진 사장은 "그린벨트 해제 발표이후 해제여부를 묻는 현지인의 전화는 간혹 있지만 외지인의 투자상담 등은 거의 없다" 며 "매물이 없다보니 가격도 보합세" 라고 말했다.

역시 해제가능성이 큰 강서구 과해.개화동 일대도 마찬가지. 매물이 귀하고 찾는 사람도 없어 가격변화는 없는 실정. 강남구 수서동 궁마을과 세곡동일대도 사정은 비숫하다.

그린벨트 개선안 발표이후 그린벨트내 대지와 논.밭가격이 10%정도 뛰었지만 거래가 안돼 호가에 불과하다.

이같은 추세는 구로구 궁동, 송파구 마천.방이동 등 그린벨트내 취락지구의 일반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일선 중개업자들은 아직도 일반지역에 비해 평균 20~50% 가량 싸 그린벨트가 풀리면 지역에 따라 최고 50%까지도 가격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하남.과천권 = 하남권의 경우 이미 값이 많이 올랐으나 일단 풀리기만 하면 지금보다 2~3배 더 뛸 곳이 많다.

해제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는 신장.창우.풍산.망월동 일대. 현재 그린벨트내 대지값은 평당 1백만~1백20만원 수준이고 일반 주거지역은 3백만~4백만원선. 최근 그린벨트 해제방침이 발표되면서 호가 기준으로 10%정도 올랐지만 거래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과천권은 기존 취락지역만 호가기준으로 10~15%정도 올랐다.

하지만 거래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매물도 귀하다.

현지에서 해제 가능성으로 점쳐지고 있는 지역은 과천.문원동 일부.

◇ 고양.김포권 = 화정지구 인근인 동산.화정.도내.죽여동 일대와 화전동 등지가 눈길을 끄는 지역. IMF한파로 값이 많이 떨어진채 가격변동이 없고 거래도 한산하다.

정부가 그린벨트에 대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어 공식적인 거래가 어렵고 해제여부도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강 건너편인 김포권은 김포공항 인근인 고촌면 신곡.전호.풍곡.향산.태리 일대가 관심대상. 이 가운데 해제가 유력한 곳은 기존 취락지인 신곡리로 이미 땅값이 많이 올라 지금은 큰 변화가 없다.

◇ 광명권 = 소화동 일대는 현재 공사중인 경부고속철도 남서울역 영향으로 값이 많이 올라있는 상태. 그러나 중심가에서 멀리 떨어진 노온산.가학동 일대는 큰 변화가 없다.

매물은 다소 풍성한 편이나 찾는 사람이 없다.

땅값은 소화동이 가학.노온산동보다 두배 이상 비싸다.

◇ 부산.경남권 = 부산 강서구 대저1~2.강.가락동, 기장군 장안읍 철마면, 해운대구 석대동, 금정구 두구.노포.오륜동 등이 해제 가능성이 높은 지역. 하지만 해제설에 따른 가격변동이나 매물회수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매물은 있으나 찾는 사람은 없다.

땅값은 주택지의 경우 평당 1백만~2백만원, 논밭은 일급지의 경우 1백만원을 호가하고 있지만 대개 30만~40만원선. 경남권의 경우 창원시 전역이 해제될 것이라는 이야기 나돌고 있는 가운데 철새지 도래지인 주남 저수지가 있는 동읍일대 그린벨트에 외지인의 문의가 많다.

◇ 대구.울산.경북권 =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인접한 수성구 내환.범물.옥수동 일대와 자연부락이 밀집한 동구 평광.도동 일대가 해제 가능성이 높다는게 현지 부동산업소들의 이야기. 해제지역이 확정되지 않아 가격변동이나 거래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일단 그린벨트에서 풀리면 값이 50%에서 두배 가량 뛸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업소들은 대구시내 땅값이 다른 도시에 비해 싼 편이어서 투자자들이 그린벨트에 대한 매력을 못느끼는 편이라고 말한다.

경북권의 경우 칠곡군 동명면.경산시 하양읍.고령군 다산면 등이 해제 가능성이 큰 지역. 토지소유자들은 값을 올려 팔려고 하지만 수요자들은 외면하고 있다.

울산의 경우 전반적으로 한산한 편이나 관심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구 약사동.청량면 율리.범서면 구영리 일대는 약간 오름세를 보이고 있으며 일부 매물은 회수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 호남권 = 광주시 중심권과 인접한 서창동 일대는 값이 10%정도 올랐다.

외곽지역은 영농 등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더러 움직임이 있었으나 발표이후 되레 거래가 완전 중단된 상태. 담양.화순 등지의 그린벨트도 거래가 중단되고 문의조차 없다. 여수권은 여천공단 길목인 여천.봉계동 일대가 투자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으며 가격도 20%가량 올랐다.

하지만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 충청권 = 대전 외곽지대가 유망지역. 해제 가능지역으로 유성구 죽.구암.장대.화암.학하.용계.계산.대전.교촌.진잠동, 서구 성북.세.방동, 동구 추.구도동, 대덕구 신탄진동과 중구 산서동 일대가 해제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거론되고 있다.

거래나 가격변동은 없다.

그린벨트값이 자연녹지 수준으로 이미 올라 투자 메리트가 없기 때문이다.

충북권 가운데 청원군 현도면과 옥천군 군서.군북면 등이 관심지역. 구역이 불합리하게 지정됐다는 지적이 많아 이번에 풀릴 가능성이 높다고 부동산중개업자들은 말한다.

청주시내 집단취락지역으로는 신흥주거지나 산업단지 인접지인 운동.송절동 일대와 오근장역.공항주변.정봉동 등도 해제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거론된다.

값은 신정부 출범후 20~30% 올라 현재로선 큰 변화가 없다.

◇ 강원.제주권 = 춘천권의 그린벨트는 이번에 완전 해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거래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나 일부 토지주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으며 집을 지을 수 있는 이축권 값은 폭락했다.

제주도도 전면 해제설이 나도는 지역. 개발전망에 힘입어 전국에서 가장 투자 분위기가 무르익는 지역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값이 크게 올라 제주시 오라동 감귤밭의 경우 평당 10만~20만원에서 최근 60만원선으로 폭등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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