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이순신장군 순국일 맞아 전국서 추모행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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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내 선조께서 나라를 다시 일으킨 공로의 기초가 된 것은 오직 충무공 한 분의 힘. 바로 그것에 의함이라. " (조선 정조대왕의 충무공 묘비문 (墓碑文) 중) 어디 정조뿐인가.

육당 최남선은 "오호 순신이여. 순신 이전에 순신이 없고 순신 이후에 순신이 없도다.

이순신은 초인이니 인 (人) 의 화 (華) 요 지 (地) 의 영 (靈) 이다" 라고 칭송하고 있다.

오는 16일은 이순신 순국 4백주기. 오늘, 그의 얼이 다시 살아나는가.

'물살 거친 노량 앞바다.

억센 쇠 작살이 솟구쳐 오르고 붉은 불길에 타오르는 화전 (火箭) 이 바다를 가르듯 스쳐가 꼽힌다.

수백 척의 왜선 앞에서 이순신은 북채를 거듭 내리치며 적을 박살내라고 독려하고…. 마침내 왜군이 스러져 갈 무렵 장군은 "이 원수들을 무찌른다면 죽어도 한이 없으련만" 이란 마지막 소망을 부하들에게 일러주고 순국한다.

'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전투 노량해전이 그의 순국 4백주기를 맞아 처음으로 재현된다.

경남 남해군이 순국기념일을 맞아 거행하는 추모사업 중 하이라이트 행사다.

50척의 선박과 1백60명의 인원이 동원되고 해군에서도 함정.조총 등을 지원한다.

주최측은 당시 아군과 왜군의 의상을 고증을 통해서 재현하고 전투에 사용됐던 활.칼.창은 새로 제작할 정도로 전투재현의 완성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 남해 노량앞바다 관음포 일대에서는 유언비 제막식.국악공연.위령제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충무공 4백주기를 전후해 전국에서 각종 추모행사가 펼쳐진다.

노량해전 재현을 비롯 청소년 순례.연극 공연.책 출간 등 각종 문화행사와 추모제가 곳곳에서 열려 12월은 '이순신 다시보기' 의 달임을 실감케 할 정도다.

13일부터 이순신의 나라사랑을 온몸으로 배우려는 젊은이들의 함성이 5박6일간 전국을 울리게 된다.

한국청소년연맹이 주최하는 '전국청소년 충무공유적지 대순례' 행사가 1백25명의 대학생이 참여한 가운데 펼쳐지는 것. 이들은 서울 이촌지구 거북선 나루터를 출발해 아산 현충사 전남 여수 고소대를 거쳐 경남 관음포.당항포 격전지 등을 둘러보고 충무공의 정신을 체험해 본다.

국립 극단은 성웅 이순신을 소재로 한 연극 '거북선아, 돌아라' (이길융 작.김효경 연출) 를 11~16일까지 국립중앙극장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이 연극은 이순신의 영웅적인 면만이 아니라 고통과 번민의 갈림길에서 고뇌했던 인간적 면모를 깊이 있게 그려낸다.

임란 당시 주변국과의 역학관계를 드러내는 데도 힘을 기울인다.

총 1백명의 배우들이 출연하는 대작으로 무대에는 총 4척의 거북선.판옥선.왜선이 동원된다.

이 달말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출간할 이충무공 전략.전술서 '충무공 이순신' 도 관심거리다.

조원래 (순천대).이상훈 (한림대) 교수 등 5명의 전문가들이 이 충무공의 생애.사상.전략.전술을 체계적으로 연구한 결과를 담았다.

지금까지 산발적인 이순신연구를 집대성 하겠다는 욕심으로 편집중. 또 정보통신부는 16일 이순신의 영정과 거북선.현충사 그림이 든 기념엽서 50만장을 발행해 이충무공의 얼을 기리고 4백주기를 추모한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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