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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공단 산업폐기물 몸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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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IMF이후 경영악화로 부도가 나거나 휴.폐업한 업체들이 속출하면서 이들 업체들이 각종 산업폐기물을 그대로 방치하는 바람에 수도권일대 공단 및 공장 주변이 쓰레기 몸살을 앓고 있다.

6일 오전 폐기물처리 전문업체인 용인시기흥읍 태광골프장 아래쪽 '주성환경 개발' 야적장. 공장입구에서부터 1천여평의 마당엔 폐아스콘.폐석고.폐타이어.드럼통.스티로폼 등 산업폐기물 7천여t이 아파트 3층 높이로 쌓여있다.

이 쓰레기더미는 지난해 말 부도를 내고 문을 닫은 이 회사가 처리하지않고 그대로 방치해 놓은 산업폐기물이다.

특히 공장부지가 농경지 한 가운데에 있어 눈비가 내릴 경우 침출수가 여과없이 지하로 스며들어 바로 옆 전답과 신갈저수지로 유입될 우려마저 높다.

공장부근 상미마을 주민 嚴모 (44.상업) 씨는 "공장에 쌓아놓은 폐기물에서 나오는 악취와 먼지 때문에 한여름에도 방문을 닫고 사는 등 고통을 받고 있다" 고 불평했다.

안산시성곡동 반월공단 20블럭 602의4에 위치한 도금업체인 삼영금속㈜ 산업폐기물 야적장은 사정이 더욱 심각하다.

올해 초 부도가 나 11개월째 문을 닫고 있는 이 공장 안에 방치된 산업폐기물은 자그마치 1백60여t. 각종 중금속 폐기물이 플라스틱 용기 마대자루 수천개에 담겨 3~4m 높이로 쌓여있다.

정문쪽 야적장 포장을 걷어 올리자 각양각색의 폐공업용쓰레기들로부터 나오는 악취로 정신을 차리지못할 지경이다.

이들 쓰레기의 대부분은 동파이프와 자동차부품을 도금처리 하는 과정에서

나온 폐염산.아연 등 화공약품이 첨가된 것들. 더욱이 이들 폐기물들은 시화호와 1㎞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아 비가 오면 침출수가 여과없이 시화로로 유입될 수밖에 없다.

인근 삼산중공업도 1백여t의 각종 건축.산업폐기물 1백여t을 9개월째 덮개도 씌우지 않은채 공장앞마당에 야적해 놓고 있고 건너편 시흥공단내 한국미라이.코로나통상과 반월공단내의 미영산업.일성산업.부섬섬유 등도 적치된 폐기물량만 다소 적을 뿐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처럼 경영악화로 사업장이 부도가 나거나 휴.폐업으로 각종 폐기물을 제때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경기도내 업체는 모두 57곳으로 이들 업체가 방치하고 있는 폐기물은 2만7천t가량. 특히 이중에는 토양 등 주변환경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특정폐기물이 5백여t이나 돼 인근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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