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솔로앨범 낸 패닉의 김진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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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너흰 그냥 댄서, 괜히 애써 랩을 하려 하는 모습 이제 됐어/아무나 가수나 하는 너무나 화나는 세상이구나" 최근 두번째 솔로앨범 'JP스타일' 을 낸 패닉의 김진표가 바라보는 요즘 가요계 풍토다.

'진표생각2' 라는 이 곡은 '힙합을 한다' 면서도 실제로는 반반한 용모만으로 TV에 출연하는 일부 10대 가수들을 비판한다.

"작사가가 써준 랩을 그대로 읊는 건 앵무새일 뿐입니다. " 그렇다고 자신의 음악이 심오하다는 얘기는 아니란다.

그가 생각하는 랩은 그저 순간순간 떠오르는 느낌을 솔직하게 직설법으로 표현하는 것.

"모든게 지겨워/ (중략) 아무런 죄 없는 벽만 긁는 것도 며칠간뿐" 하다가 "전화벨 소리에 (중략) 이게 왠일이야 예쁜 목소리/ (중략) 오늘은 뭔가 틀린 날/무언가 일날 날" 로 이어지는 '착각' 은 신세대의 가벼운 사랑을 비판하는 곡으로 자신의 경험담에 바탕했다.

또 '블랙 바나나' 는 '자신을 미국 흑인으로 착각하며 랩을 종교처럼 떠받드는' 일부 청소년들을 꼬집으려 만들었다.

이번 2집은 다소 무겁고 어두웠던 첫 음반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타이틀곡 '내곁에' 는 벤 E.킹.존 레논 등이 불렀던 '스탠드 바이 미' 의 리메이크로 신인 여가수 안수지의 노래와 그의 랩이 어우러지는 댄스 스타일의 곡이다.

또 '착각' 은 신나는 디스코 리듬이 두드러진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건 '나는 싸가지가 너무 바가지 힙합바지 입고 나가지' 처럼 끝 글자로 운율을 맞추는 '각운 랩'.

"말장난이 아니라 랩을 맛깔나고 잘 들리게 하는 제 스타일입니다. 이 때문에 골머리를 앓기도 하지만 각운을 빼면 김진표의 랩이 아니죠. "

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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