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만 ‘수영 외교’로 화해시대 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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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厦門)과 대만 진먼도(金門島)를 잇는 양안 앞바다에서 평화 기원 수영 대회가 처음으로 열렸다. 참가자들이 출발 신호에 맞춰 바다로 뛰어가고 있다. 뒤편으로 ‘통일 중국’이란 문구가 보인다. [샤먼 AP=연합뉴스]

51년 전 포탄이 빗발쳤던 중국과 대만 사이에 있는 양안(兩岸) 앞바다에서 평화를 기원하는 수영대회가 분단 60년 만에 열렸다. 신화통신은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厦門)과 대만 진먼도(金門島) 구간에서 15일 첫 양안 평화수영대회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샤먼 예펑자이(椰風寨) 해변에서 진먼도 솽커우(雙口) 해변까지 바다를 헤엄치는 이날 행사에는 중국과 대만에서 50명씩 모두 100명의 수영선수가 참가했다.

예펑차이 해변과 솽커우 해변의 직선 거리는 6㎞였지만 실제 대회는 선수들의 안전을 고려해 파도가 덜한 8.5㎞ 우회 구간에서 열렸다.

중국 쪽에서 열린 개막식과 본대회뿐 아니라 대만 쪽에서 열린 폐막식에도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국영 중국중앙방송(CC-TV)이 이날 행사를 생중계했다.

샤먼과 진먼도 사이의 앞바다는 1949년 장제스(蔣介石)의 중국 국민당이 마오쩌둥(毛澤東)의 중국 공산당에 패배한 뒤 대륙에서 대만으로 근거지를 옮긴 이후 현재까지 양측이 대치해온 최전선이다. 남북한의 군사분계선처럼 지금도 양측에는 미사일과 해안포가 설치돼 있다. 특히 이번 수영대회가 열린 샤먼 앞바다는 58년 마오의 명령에 따라 인민해방군이 집중 포격을 했던 진먼도 포격의 역사적 무대다.

당시 인민해방군은 진먼도를 향해 47만 발의 포탄을 퍼부었고 8월 23일부터 10월 5일까지 44일간 진먼도를 점령했었다.

중국과 대만은 지난해 양안 통일을 주장해온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 취임 이후 관계가 급속히 개선되고 교류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대만에서 막대한 태풍 피해가 발생하자 중국 각계각층이 대만 이재민 돕기에 발벗고 나설 만큼 양안의 화해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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