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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Special Knowledge<67>아이와 가기 좋은 이색 박물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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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석탄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3층 전시실에서 굴진(굴을 파고 들어감)과 채탄(석탄을 캐냄)작업에 쓰이는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 프리랜서 공정식]

‘박물관’ 하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역사, 유물, 어려운 한자, 복잡한 연대표….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픈 분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역사 이외에 민속·산업·과학·예술 등을 테마로 한 박물관이 많습니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지역 박물관은 해당 지역의 특산물·민속 등 재미있고 다양한 주제로 꾸며져 있습니다. 어린이들에겐 또 하나의 학교입니다. 전국의 박물관은 690개를 헤아립니다. 방학이 막바지에 이른 이번 주말, 아이들의 손을 잡고 지역 박물관을 찾아 나서보면 어떨까요.

문경석탄박물관
경북 문경시 가은읍 왕릉리에 들어서면 둥근 형태의 석탄박물관이 보인다. 연탄 모양을 본떠 만들었다. 건물의 색깔은 연탄재와 비슷한 옅은 살구색이다. 타버린 연탄처럼 사양화된 석탄산업을 의미한다. 석탄박물관은 강원도 태백과 충남 보령에도 있다. 규모는 태백석탄박물관이 가장 크고, 역사는 보령석탄박물관이 가장 오래됐다. 문경석탄박물관은 가장 늦은 1999년 개관했다. 이곳의 특징은 실제 갱도에 들어가 볼 수 있다는 점이다. 94년 문을 닫은 은성광업소의 폐갱도 230m에 광부의 모형을 실물 크기로 만들어 놓았다. 석탄가루를 뒤집어쓴 채 도시락을 먹는 광부의 모습 등을 볼 수 있다. 연탄의 유래와 제조과정, 석탄을 캘 때 사용한 폭파 장비도 전시돼 있다. 문경은 90년대 초까지 국내 주요 탄광도시로 꼽혔다.

지질박물관
대전시 유성구에 있는 이 박물관은 각종 광물과 화석·암석 37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공룡홀로 불리는 중앙 전시홀에는 길이 12m의 대형 티라노사우루스 등 공룡과 국내산 공룡알 화석, 해저 지형을 볼 수 있는 지름 7m의 대형 지구본도 있다. 또 지각을 구성하는 다양한 종류의 암석, 화려한 색깔과 결정을 가진 광물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이 박물관은 ‘지구의 신비, 그리고 한국의 화석전’을 열고 있다. 이달 말까지 열리는 전시회에는 어류·조개·식물·곤충·삼엽충 등의 화석이 전시되고 있다. 관람객들이 화석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영상물을 상영하고, 곤충이나 식물화석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체험행사도 있다. 초등학생에게 인기가 높다.

강진청자박물관
우리나라 청자의 변화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 청자상감모란문정병(靑磁象嵌牡丹文淨甁·사진)은 강진군이 개인 소장가에게서 10억원에 사들인 것이다. 비취색 유약과 백토(白土) 상감만으로 모란꽃 송이를 몸체 전면에 엇갈리게 배치했다.

청자 유물과 가마터뿐 아니라 고려청자 재현 모습을 관람할 수 있다. 물레 성형 등 청자를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장도 있다. 재현 작품과 생활자기·소품 등을 판매한다. 매주 토요일 오후 3시에는 청자 작품을 경매한다. 박물관 마당과 홀 등에 청자로 만들어 놓은 등(燈)과 책상·의자·타일 등도 볼거리다.

동강사진박물관
강원도 영월군청 앞에는 카메라 모양의 건물이 있다. 2005년 문을 연 국내 최초의 사진박물관이다. 1개의 상설전시실과 2개의 기획전시실이 있다. 김기찬·육명심·홍순태·김한용·김아타 등 1940년대부터 우리나라 사진계를 이끌어 왔거나 최근 주목받는 작가의 작품 13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1800년대 말부터 1970년대에 생산된 사진기 100여 점이 있다. 사진의 원리 및 발명, 사진기의 기원 등을 연표로 볼 수 있고, 역대 동강사진상 수상작가의 작품을 검색해 볼 수 있다. 지난달 24일부터 한 달간 동강국제사진제가 이어지고 있다. ‘가면을 쓴 사람들’이란 주제로 맨 레이, 신디 셔먼 등 40명의 세계적인 작가 작품 85점을 비롯해 동강사진상 수상자 이상일전 등 다양한 전시회가 사진박물관과 그 주변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대나무박물관
대나무의 고장인 전남 담양에 있다. 이 박물관은 5만㎡에 무형문화재 전수관, 죽종장, 테마공원, 죽제품 판매상가와 함께 있다. 대나무로 만든 그네·미로와 대나무 줄타기·건너기·지압밟기 같은 놀이시설도 있다. 조선시대 유물부터 현대 제품, 그리고 외국제품에 이르기까지 2600여 점의 대나무 제품·작품이 전시돼 있다. 1970년대까지 성시를 이뤘던 죽물시장을 보여주는 미니어처도 있다. 본관 뒤편의 죽종장에는 국내 자생종을 비롯해 대나무 150여 종이 자라고 있다. 대나무 산책로와 연못·잔디광장도 있다.

애니메이션박물관
국내 유일한 애니메이션박물관으로 강원도 춘천시 의암 호숫가에 있다. 2003년 10월 개관했다. 7개의 전시실(1334㎡)에 국내외 2만여 점의 애니메이션 관련 소장품이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인 ‘홍길동’(1967년) 시나리오와 필름, 스토리 보드와 당시 이를 촬영한 카메라를 소장하고 있다. ‘황금박쥐’(1968년), ‘태권V’(1976년) 시리즈 1, 2, 3탄 등의 친필 원고와 배경화, 원화 등 국내외 애니메이션의 중요한 사료가 관람객의 눈길을 끈다. 애니메이션박물관은 2004년 전용 극장인 아니마떼끄를 오픈해 애니메이션 영화를 정기적으로 상영하고 있다. 2007년에는 인형과 점토 등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체험할 수 있는 스톱모션관도 개관했다. 지금까지 70만 명이 다녀갔다.

종박물관
중부고속도로 진천IC에서 20여 분 거리인 충북 진천군 진천읍 역사테마공원에 있다. 2005년 9월 개관한 종박물관에는 원광식(중요무형문화재 제112호)씨가 복원한 상원사종, 성덕대왕신종 등 유명 사찰의 종 150여 점이 전시돼 있다. 1층 전시실에는 종의 탄생과 의미, 타종의 의미, 종의 역사 등 시대별 종의 이미지를 전시하고 있다. 2층 전시실에는 범종 제작과정을 보여주는 모형과 다양한 종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음향실, 문양 탁본 체험장, 영상실, 세미나실 등이 갖춰져 있다. 종 수집가인 이재태·하정희씨 부부가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모은 종 4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회는 내년 4월까지다. 이 밖에 엘리자베스 여왕 시리즈 종 등 인물을 형상화한 종, 크리스털 종, 데스크 종 등 세계 각지의 종도 감상할 수 있다.

등대박물관
국내에 하나밖에 없는 시설이다. 1985년 영일군(포항시에 통합)이 만든 박물관을 해양수산부가 개·보수해 2002년 국립박물관으로 재개관했다. ‘호랑이 꼬리’로 불리는 경북 포항시 대보면 호미곶에 자리잡고 있다. 호미곶 앞바다는 포항에서 부산으로 가거나, 부산 쪽에서 러시아 등지로 가는 배들이 진행방향을 바꾸는 중요한 곳이다. 이에 따라 1908년 12월 이곳에 높이 26.4m의 동외곶 등대(현 호미곶 등대)가 세워졌다. 당시 국내 40여 개 등대 중 가장 큰 규모였다고 한다.

이 박물관에서는 등대의 역할, 등대가 불을 비추는 원리 등을 배울 수 있다. 세계 각국의 주요 등대도 보여준다. 배를 몰고 항구로 가는 컴퓨터 게임도 해볼 수 있다.

산청한의학박물관
경남 산청군이 한의학의 세계화를 위해 2007년 5월 개관한 전국 최초의 한의학 전문 박물관이다. 지하 1층, 지상 2층에 전시 면적은 1460㎡다. 각계에서 기증한 한의서 1500여 권 등 2000여 권과 600여 점의 의학기구가 전시되고 있다. 기획전이나 특별전을 자주 열어 한 해 관람객이 35만여 명에 이른다.

옛 한의원을 재현한 공간도 있다. 체험실에서는 관람객이 체질을 진단하고 한방 체조도 배울 수 있다. 입체영상실에서는 산청군을 배경으로 허준에 얽힌 가상 이야기를 들려준다.

제주테디베어박물관
제주도 서귀포시 색달동 중문관광단지에 2001년 생긴 ‘테디베어박물관’은 봉제완구 제조·수출업체인 ㈜제이에스가 150억원을 투자해 만들었으며 1200여 점의 곰인형이 전시되고 있다. 곰 인형 전문 박물관은 미국 플로리다의 ‘테디베어박물관’을 비롯해 일본·영국·독일·스위스 등지에 10여 곳이 있지만 국내에는 이곳이 유일하다. 전시관에는 인간의 달 착륙과 우주왕복선의 탄생 등 20세기의 역사적 장면마다 곰 인형이 인간의 역할을 대신해 주인공으로 나선다. 해녀복을 입은 곰 인형도 있다. 4.5㎜의 작은 것에서부터 곰 인형 경매에서 세계 최고가(2억2900만원)를 기록한 루이뷔통 테디베어도 만날 수 있다.

전주종이박물관
신문용지와 출판용지를 생산하는 전주페이퍼가 운영하는 박물관이다.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주공단 공장 안에 위치하고 있다. 한지의 기원과 원료, 제조 방법, 발달 과정 등 전통 한지문화와 현재 생활 속에서 사용되는 한지의 모습을 보여준다. 300여 점의 공예품과 한지 제작도구·고문서·고서적 등을 소장하고 있다. 종이를 이용해 만든 작품을 특별전시하기도 한다.

한지 재현관에서는 한지의 원료인 닥무지 삶기와 티 고르기, 두드리기, 원료 넣기, 종이 뜨기, 물 빼기, 말리기, 다듬이질, 물들이기 등 전통한지 제조과정을 볼 수 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한지를 만들고, 목판에 새긴 글을 한지에 인쇄해 보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인형·부채를 비롯해 넥타이·양말·명함지갑까지 독특한 기념품이 많다.

화폐박물관
대전 유성IC에서 승용차로 10분 거리인 대전시 유성구 한국조폐공사 안에 있다. 조폐공사가 만들어 1988년 6월 개관했다. 구석기시대부터 현재까지 국내외 화폐 12만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인간이 자급자족하던 시대의 물품화폐부터 고려·조선시대 화폐까지를 선보이고 있다. 현존하는 최초의 주화로 알려진 고려시대 건원중보도 있다. 1902년 발행된 일본 제일은행권과 조선은행권, 현재 사용되는 한국은행권 등 한국 근·현대 화폐의 변천사도 볼 수 있다. 북한의 지폐를 소개하고, 지폐 제조 과정도 보여준다. 위조지폐 식별법을 알려주는 코너도 있다. 박물관 측은 매년 여름방학 때 학생을 위한 이벤트를 연다. 28일까지(매주 수요일 오후 2시) 화폐의 역사를 배우는 ‘화폐 속 문화유산’ 행사가 진행된다.


자녀와 박물관 찾을 때는

● 부모가 미리 공부를 하라(인터넷을 통해) 박물관에 대해 알아야 설명해 줄 수 있다

● 많은 것을 보도록 강요하지 않는다 아이의 기억에는 한계가 있다

● 무거운 주제보다 이해하기 쉬운 곳부터 박물관 관람에 흥미를 갖도록

● 공연·체험프로그램에 참여시켜라 놀이도 훌륭한 공부다

● 중요한 내용은 기록하게 한다  

뉴스 클립에 나온 내용은 조인스닷컴(www.joins.com)과 위키(wiki) 기반의 온라인 백과사전 ‘오픈토리’(www.opentory.com)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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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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