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가 교수 생매장 살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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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충남 아산경찰서는 13일 스승이자 동성애 관계인 대학교수를 살해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 (살인 및 사체유기) 로 安유노 (31.경기도안성시양서면) 씨와 李태현 (29.경기도광주군광주읍쌍영리)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정호찬 (24) 씨를 수배했다.

安씨는 경찰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놀다가 돈이 궁해 동성애 관계인 교수를 살해했다" 고 진술했다.

경찰조사 결과 安씨는 알고 지내던 李씨 등과 함께 지난 6일 오전 11시20분쯤 아산시배방면북수리 21번 국도변 서부휴게소에서 스승인 H대 법학과 홍현철 (洪鉉哲.57) 교수를 승용차로 납치했다.

이들은 洪교수를 공주시유구읍 광덕산 기슭으로 끌고가 입.눈을 테이프로 가리고 노끈으로 손과 발을 묶은 후 洪교수를 위협, 저금통장 비밀번호와 부동산 서류 소재를 알아낸 뒤 구덩이를 파 洪교수를 밀어넣고 발로 목을 밟아 실신시켜 매장했다.

이에 앞서 安씨는 지난 4일 洪교수를 아산시배방면공수리 S여관으로 불러내 동성애 관계를 맺으면서 미리 대기시켜 둔 정씨에게 사진을 찍게한 뒤 폭로하겠다고 협박, 1천만원을 요구했다.

洪교수가 거절하자 이날 "필름을 돌려주겠다" 며 洪교수를 다시 불러내 범행했다.

安씨 등은 범행후 洪교수 집에 가 통장 4개와 부동산 등기권리증 5장을 훔쳐 국민은행 성남 모란지점과 성남시내 우체국에서 1백7만원을 인출했다.

93년 H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安씨는 87년 법학개론 강의를 들으면서 洪교수를 알게 돼 동성애 관계를 맺어왔다고 경찰은 밝혔다.

미혼인 洪교수는 학교 인근 단독주택에서 혼자 생활해왔으며, 대학 법정학부 부장을 맡고 있었다.

아산 =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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