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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권문일씨 가족 “사물놀이로 가정화합 다져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 권문일 (權文一.49.회사원) 씨 집 식구들은 사물놀이로 '가정화합의 멜로디' 를 연출해낸다.

가장 權씨가 IMF한파로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술을 마시고 늦게 귀가할 때나 집안 분위기가 냉랭할 때면 으레 가족 넷이 북.징.장고.꽹과리를 잡는다.

한바탕 사물놀이를 벌이면 불화의 조짐은 감쪽같이 사라진다.

8일에도 이들은 숲이 우거진 아파트 안 놀이터에서 신명나는 한마당을 펼쳤다.

權씨가 북을, 부인 김순희 (金順姬.42) 씨는 징을, 장남 태인 (太仁.17.고1) 군은 장고를, 막내 정인 (正仁.15.중3) 군은 꽹과리를 각각 잡고 權씨의 시작 북소리를 신호로 어깨춤을 추며 1시간여 동안 신명을 냈다.

부인 金씨는 "집안 분위기가 침체됐을 때 한두시간 사물놀이를 벌이면 쌓였던 불만이 해소되고 화합을 다지게 된다" 고 말했다.

權씨 가족들은 91년부터 전북도립국악원에 다니면서 사물놀이를 배우기 시작했다.

대학시절 국악에 관심이 많았던 權씨가 결혼 후에도 지속적으로 판소리 공부를 하자 이에 막내가 흥미를 나타내면서 온 가족이 나선 것. 초기엔 權씨가 퇴근하면 곧바로 인근 교외로 나가 밤늦게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연습에 몰두했다.

이제 국악은 가족의 공통적인 취미이자 특기가 됐다.

특히 막내 정인군은 국악고에 진학할 정도의 실력을 갖췄다.

權씨는 "가족들이 취미를 함께 즐김으로써 폐륜 범죄 등으로 가족 공동체가 급속히 붕괴되는 사회문제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양노원 등을 방문해 노인들과 함께 어울리는 가족을 만들 계획" 이라고 말했다.

전주 =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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