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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 인터뷰]방송대 이찬교 총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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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시대가 변하면 대학도 달라진다.

우리 대학은 21세기를 앞두고 과거 어느때보다 빠른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다.

주된 흐름은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열린 교육, 평생 교육' 을 표방하며 고등교육 대중화의 대안으로 출발했던 한국방송대학교. 소외계층을 위무 (慰撫) 하는 사회적 안전장치로 설립된 방송대의 캐치프레이즈는 역설적이게도 오늘날 대학의 발전 방향을 상징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최근 취임한 이찬교 (李璨敎) 총장을 서울동숭동 대학로에 있는 방송대 서울캠퍼스에서 만났다.

- 취임을 축하합니다. 방송대 교수 출신으로는 첫번째 총장이시라면서요.

"예, 91년 4년제로 자리를 잡은후 초대 장인숙 (張仁淑) , 2대 한완상 (韓完相) 총장이 외부에서 초빙돼 오늘의 방송대가 있기까지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여주셨습니다.

이번에도 직선 과정에서 외부의 두분과 경합을 벌였습니다만 교수들이 동료를 택했습니다.

방송대가 설립된지 26년이 지났으니 식구중에서 총장이 나올 때도 됐죠. "

- 72년 개교 이후 4반세기동안 방송대의 위상도 많이 달라졌지요.

"20만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20만명의 재학생을 가진 세계 10대 원격대학으로 성장했습니다.

양적인 성장보다 우리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질적인 변화입니다.

과거에는 일반 대학을 가지 못한 사람들이 가는 대학, 졸업장을 따기 위한 대학이라는 인식이 보편적이었으나 지금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 다시 배우는 대학, 평생 교육 대학으로 인식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

- 그 요인으로는 어떤 것들을 들 수 있습니까.

"방송대의 끊임없는 자기 혁신 노력과 함께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 평생교육이 강조되는 사회환경의 변화 등이 함께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방송대는 끊임없는 투자와 연구를 통해 교육 여건 개선과 교육의 질 향상에 노력해왔습니다.

그 결과 96년에 이어 올해 또다시 교육부 선정 교육개혁 우수 대학에 포함됐습니다.

또 원격교육은 그 특성상 교육의 내용만큼 그것을 전달할 수단이 얼마나 우수한가가 중요합니다.

초기의 우편제도를 이용한 단순 통신 교육에서 라디오.TV를 이용한 일방 전달식 교육을 지나 원격영상강의시스템.인터넷 등을 통한 쌍방향 통신교육의 시대를 열 수 있었던 것은 정보통신기술의 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 전자매체를 통한 교육방식은 최근 일반대학에서도 커다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강의.시험이 이뤄지고 학위를 받는 등 소위 사이버교육이 갈수록 부각되고 있습니다.

방송대는 이 분야에서 선두에 서온만큼 월등히 앞선 노하우를 갖고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인터넷 등 각종 첨단매체를 이용해 시공을 넘어선 교육이 이뤄지는 것은 시대적 요청입니다.

그런 면에서 21세기는 어쩌면 '모든 대학의 방송대학화' 가 이뤄지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해도 결코 과장이 아닐 겁니다.

방송대는 독자적 케이블TV채널.PC통신.교육방송.CD - ROM.전국적 원격영상강의시스템.전자도서관시스템 등 다양한 첨단매체를 활용한 학습자 중심의 교육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또 계속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

- 사회 일각에서는 아직도 방송대의 학사관리 능력이나 교육수준에 편견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야말로 기우에 지나지 않습니다.

방송대의 등록생 수가 1학기에 비해 2학기에서 5만명 정도 줄어드는 것은 그만큼 학사관리가 엄격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물론 방송대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입학하는 학생들도 상당수 있습니다만 금방 도태되고 맙니다.

교수들은 질 높은 교육을 위해 열악한 여건속에서도 교재 작성과 학생지도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 방송대의 기술적 특성이나 평생교육이라는 교육이념으로 볼때 일반사회인의 교육에도 적지않은 노력을 기울이시고 있을텐데요.

"지난해 평생교육원을 설립해 직장인들의 재교육은 물론이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교양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케이블TV 강좌중 30%는 일반인용입니다.

고등교육의 대중화에 따라 앞으로는 방송대 신입생이 줄어들 수 있다고 봅니다.이에따라 일반인 교육은 우리가 더욱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 할 분야입니다. "

- 4년의 임기중에 21세기를 맞게 되는데요. 방송대 발전을 위한 구상을 소개해주십시오.

"국민의 대학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교육의 질과 교육수단을 한단계 발전시키는데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우선 교수들 대우를 일반대학 수준으로 개선해 교육의 경쟁력을 높일 계획입니다.

연구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안식년제.1교수 1조교제를 도입할 예정입니다.

또 학생들을 위해서는 도서관.지역학습관을 확충하고 외국 원격대학과의 교류 협력을 강화해 나갈 생각입니다.

국민 모두에게 친근한 열린 교육공간으로서의 방송대의 미래를 기대해주십시오. "

정리 = 최재희 기자

[이찬교 총장은]

▶1937.10 강원도원주 출생

▶1959 서울대 사범대학 교육학과 졸업

▶1959 고등고시 행정과 합격

▶1962~77 문교부 사무관.서기관.부이사관

▶1980~81 서일공업전문대 학장

▶1981~82 인천 선화여상 교장

▶1982~84 공주사범대 교수

▶1984~ 한국방송대 교수

▶1986 단국대 대학원 행정학 (교육행정) 박사

▶1998.10 한국방송대 제3대 총장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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