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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와르 재판'으로 곤혼스런 마하티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이번 APEC 회의 기간중에는 지난 9월 전격 해임돼 현재 재판이 진행중인 안와르 이브라힘 전 말레이시아 부총리가 '뜨거운 감자' 로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를 괴롭힐 전망이다.

미국.필리핀.인도네시아.호주 등 일부 회원국 정상들은 남색.부패 등의 혐의로 구속된 안와르 전 부총리가 정치적 희생양이라며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총리를 비난해 왔다.

미국 행정부는 마하티르에 대한 압력 겸 항의표시로 한때 클린턴 미 대통령이 대회에 불참할 수도 있다는 설을 흘렸다.

클린턴은 대회참가를 공식발표한 후에도 "대회기간중 인권문제를 반드시 거론하겠으며 마하티르 총리와는 개별회담을 갖지 않겠다" 고 밝혔다.

필리핀의 조지프 에스트라다 대통령, 인도네시아의 바하루딘 하비비 대통령도 안와르 구속에 유감을 표하며 최근까지 참석 여부에 대한 확답을 미뤄왔었다.

태국의 수린 피추완 외무장관도 "정치적 이유로 안와르를 기소한 것은 아세안 국가들의 단결을 해치는 행위" 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국제사면위원회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등 세계 인권단체들은 지난 2일 시작된 안와르 재판과정을 감시하기 위해 이미 대표들을 말레이시아에 파견한 상태.

또 한가지 변수는 안와르 지지자들의 시위. 7일에도 3백여명이 콸라룸푸르 시내에서 가두시위를 벌였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대회 개최기간을 전후해 재판을 휴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각국 정상이 모여있는 시기에 콸라룸푸르 중심가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질 경우 마하티르의 입장은 더욱 난처해지게 된다.

그러나 마하티르 총리는 안와르에 대한 수사와 기소가 정당했다고 강변할 것이 확실하다.

오는 17, 18일로 예정된 정상회담에서 그는 의장자격으로 다른 회원국, 특히 미국에 대해 특유의 독설이 담긴 연설을 할 것으로 보인다.

노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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