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규 경남지사의 톡톡 튀는 경제행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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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김혁규 (金爀珪) 경남지사는 말단 공무원 출신이다.

대학 졸업뒤 합천군청 내무과에서 9급 (당시 5급을) 으로 공직에 몸 담았다.

그후 경남도청 총무과를 거쳐 69년부터 내무부 지방재정과 (7급)에서 1년여간 근무했다.

그는 그러나 4년여 공무원 생활을 훌훌 털고 나와 71년 단돈 1천달러를 들고 혈혈단신으로 미국으로 향했다.

뉴욕에서 92년까지 '혁트레이딩' 이라는 무역회사를 운영하며 뉴욕 한인경제인협회 회장 등을 지냈다.

기업인이자 행정가로서 민.관의 경험을 두루 거친 것이다.

이같은 경력은 도정 곳곳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성공한 재미기업가로서 기업경영 방식은 몸에 붙어 있었고 이는 올들어 특유의 톡톡 튀는 경제행정으로 반영되고 있다.

민간인을 공무원으로 영입하는 등 '인사혁명' 을 이루고 있고 전도민 영어하기.지자체 첫 기업투자유치 조례 제정등 기업하기 좋은 토양 만들기에 고군분투 중이다.

◇ 외국기업 들여오기 = 해외자본 유치를 위해 지난달 21일 '경남도 투자유치조례 (안)' 를 지방자치단체로서는 처음으로 만들었다.

이 조례안은 외국 투자기업에 취득.등록세를 7년동안 감면해 주고 7년이후 10년까지 50%를 감면해 주는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각종 창업.운영자금도 지원해 주도록 되어 있다.

金지사는 민선2기 출범후 지난 7월과 9월 이미 두차례 유럽.호주.일본 등을 돌면서 해외자본 유치활동에 나섰다.

이때 독일 아쿠아 플랜사로부터 물고기공장 설립에 2천5백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로부터 향후 10년간 1억6천만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약속도 받아냈다.

독일 W&P사 등 3개국 18개사가 최근 진사공단내 투자의사를 밝혀와 상담이 진행 중이다.

◇ 국내기업 이전 혜택 = 다른 시도의 기업체를 도내로 이전시키기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최근 마련했다.

본사를 이전해 오는 회사에 대해서는 사원 1명당 30만원을 1억원 한도내에서 지원해 준다.

도내에 공장을 설립할 경우 공장용지 분양가의 20% (2억원 한도) 까지 입지 보조금을 지원해 주고 고용 보조금.시설 보조금 등 다양한 혜택을 준다.

미분양 공단을 국내기업 투자촉진지구로 지정하고 공장설립절차를 대행해 주는 전담팀도 두고 있다.

◇ 전 도민 생활영어 배우기 운동 = 이달부터 3백만 도민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생활영어 배우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는 외국인들의 투자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외국 기업이 도내에 투자할 경우 외국 기업가와 근로자 사이에 최소한의 의사소통이 가능해야 한다고 판단해서다.

金지사는 "싱가포르에 외국인 투자가 많은 것은 주민들의 영어 구사능력이 중요한 몫을 하고 있다" 고 말했다.

도는 운수교육원.사회진흥연수원 등 각종 사회교육기관의 2백여 교육과정에 생활영어 무료강좌를 실시한다.

◇ 젊은 기업인 공무원 영입 = 최근 사무관급 인사에서 지방자치단체로서는 처음으로 30~40대 기업인을 실무직 공무원으로 영입했다.

투자유치과장 등에 삼성항공의 부.과장 등 3명을 민간 기업체에서 파견받았다.

또 투자유치 전문직에 영국 북아일랜드 산업개발청 서울사무소 투자담당관을 임명했다.

◇ 공무원도 목표를 달성하라 = 목표관리제를 최근 도입했다.

연속성이 있거나 장기간 반복적으로 진행되는 사업 등 주요 업무의 추진상황을 계량화하여 평가하는 제도다.

대상 업무는 목표달성 기간이 1개월 이상 걸리거나 도지사 공약사업 등 주요사업들이다.

업무의 추진상황을 설정.진행.달성 단계 등으로 나누어 평가하고 인사 때 우대해 주게 된다.

◇ 공무원도 스스로 일하라 = 대형사업 및 도민 소득증대 부서 등 16개 부서를 최근 격무부서로 지정했다.

이 부서에는 희망 공무원을 공모.배치했다.

연공서열 중심의 인사운영을 탈피하고 경쟁원리를 도입한 인사제도로 공무원 능률 향상을 겨냥했다.

김상진 기자

[약력]

경남합천군초계면 출생 (39년)

부산 동성고 졸 (58)

부산대 행정학과 졸 (65)

합천군청 내무과 (66.5~67.9)

경남도청 총무과 (67.10~68)

내무부 지방재정과 (69~70)

미국 혁트레이딩사 대표 (71~92)

뉴욕 한인경제인협회 회장 (79)

뉴욕 한인회 회장 (82)

환태평양 연구소 이사장 (90)

대통령 사정비서관 (93.3~93.12)

제27대 경남지사 (93.3~95.3)

민선 경남지사 (95.7~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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