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고어 미국 대선주자로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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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중간선거가 끝나자마자 미국 정가와 일반의 관심이 2000년 차기 대통령선거로 옮겨가고 있다.

아직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한 인사는 없지만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정치인들은 이번 선거를 자신의 정치노선과 모금능력, 대중적 인기도 등을 가늠해 보는 기회로 삼았었다.

현재까지 자타가 공인하고 있는 선두주자들은 민주당의 앨 고어 부통령과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다.

'클린턴 돕기' 에 전념해온 고어는 앞으로 사회보장개혁.환경 등 주요 쟁점의 전면에 나서 '고어 이미지' 를 심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빌 클린턴 대통령도 남은 2년간 본격적으로 '고어 대통령 만들기' 에 나설 전망이다.

다만 96년 대선때의 불법 선거자금 모금혐의로 아직 조사를 받고 있어 최악의 경우 후보자격이 박탈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게 고어의 약점이다.

따라서 민주당 내에서는 다른 후보감들도 거론되고 있다.

리처드 게파트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 빌 브래들리 전 뉴저지주 상원의원 등이 '대안' 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게파트는 민주당의 전통적 기반인 노동계의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어 당내에서 고어를 위협할 뿐 아니라 여차하면 그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있다.

공화당 진영에선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아들로 이번에 재선에 성공한 부시 텍사스 주지사가 전국적 인물로 떠오르면서 대권고지에 성큼 다가섰다.

부시는 주지사로서 온건.중도.실용주의적 보수의 이미지를 착실히 구축해왔다.

몇몇 여론조사는 부시 대 (對) 고어의 가상대결에서 부시가 5대4 또는 4대3 정도로 고어를 앞서는 것으로 분석했다.

흥미로운 것은 일부에서 클린턴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와, 96년 대선에서 클린턴에 패한 봅 도울 전 공화당 대통령후보의 부인 엘리자베스를 차기 대통령 후보감으로 거론한다는 점이다.

민주당의 고어.힐러리 대 공화당의 부시.엘리자베스가 가장 이상적이라는 소리도 있다.

라스베이거스의 도박꾼들은 벌써 베팅 (표 참조)에 들어갔다.

워싱턴 = 김수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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