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정신지체자 17명 태권도 수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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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2일 오후 5시 경기도기흥읍 삼성물산 태권도단 체육관. 서울 '교남 소망의 집' 정신지체 장애인 17명이 삼성물산 태권도단 선수들의 지도속에 비록 서투른 동작이지만 체육관이 떠나갈 정도로 힘찬 기합을 지르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은 태어날 때 세상의 축복을 받지 못했다.

다운증후군으로 지적능력이 정상인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데다 모두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고아들이기 때문이다.

이들 장애인과 삼성물산 태권도단의 인연은 96년 11월 태권도 한마당축제에서 시작됐다.

당시 품세부문에 출전해 안간힘을 쓰며 태권도 동작을 펼치는 이들의 모습에 삼성물산 김세혁 (45) 감독은 선수들과 상의해 이들을 돕기로 했다.

매달 감독은 3만원, 코치 2만원, 선수들은 1만원씩 내기로 하고 1백만원을 모았다.

그리고 김감독은 강서구등촌동에 위치한 '교남 소망의 집' 을 찾았다.

이들의 때묻지 않은 순수함에 이끌린 김감독과 선수들은 당초 성금만 전달하려던 마음을 바꾸고 궁리끝에 매달 한번씩 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며 말벗이 되기로 결정했다.

글.사진 = 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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