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즈 엔지니어, 트렁크에 갇힌 사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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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에 요가를 하듯 몸을 구겨 넣으면 차가 요철 있는 곳을 달리죠. 그래도 괜찮아요.”

GM대우 ‘차량내구평가팀’ 이진수씨의 말이다. GM대우가 차를 개발하는 과정을 담은 동영상을 최근 인터넷 사이트(www.matizcreative.com)에 공개했다.

경차 마티즈의 후속 모델인 ‘마티즈 크리에이티브’가 탄생하기까지 임직원들이 쏟은 노력과 개발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등을 담았다. GM대우는 동영상의 카테고리를 ‘제약’‘열정 1,2’‘배려’‘고집’등으로 나눴다.

이씨는 ‘열정 1’동영상에서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려면 작은 부분(흠)을 잡아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노이즈가 살짝이라도 트렁크에서 났다면 방법이 없다. 트렁크에 직접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이즈를 찾기 위해 요가를 하듯 내 몸을 구겨 트렁크에 넣은 뒤 문을 닫으면 (운전자가) 요철 등이 있는 곳을 주행한다”며 “평소 사오정 소리를 듣지만 노이즈는 잘 찾아낸다. 노이즈를 찾으면 허리 아프고 땀 나는 건 금방 잊는다”고 덧붙였다.

‘스튜디오 엔지니어링팀’ 김호택씨는 “모토쇼 당시의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스케치와 현재 양산한 차를 비교하면 유사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이 처음 받은) 좋은 느낌을 그대로 양산까지 가져가자고 했고 기존의 아이디어를 많이 살릴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Exterior’팀 조상연씨는 “헤드램프는 동급 차종 중 가장 클 것이다. 새로운 도전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또 “디귿자로 된 리어스포일러는 옵션이 아닌 기본”이라며 자랑했다.

‘열정 2’편에선 한 여성 엔지니어가 하이힐을 신고 도어를 옮긴 일, ‘안전 테스트’가 있을 때마다 수능을 앞둔 수험생 같은 기분이 든다는 남성 엔지니어, '자동차 시험업무를 하는 사람은 종신보험을 들기 힘드니 서둘러 가입하라'는 선배의 조언, 퇴근 후 오토에어컨을 시험하기 위해 밤마다 집을 나서자 “어딜 가느냐”고 추궁한 직원 부인의 하소연 등도 볼 수 있다.

GM대우는 19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를 언론에 공개하는 행사를 열고 이 차량을 시판할 계획이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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